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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고 문중원 소속 부산경남 기수들, “우리도 노동자다” 노조 설립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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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장 있는 지역 중 첫 시도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경마기수들이 노조설립신고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경마장이 있는 서울과 제주, 부산 중 처음이다.

이들은 20일 부산시청 앞에서 노동조합 설립신고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경남의 경마기수 노동자들은 오늘 당당하게 노동자의 대열에, 민주노조로 합류함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부산경남경마공원 개장 이래 기수와 마필관리사 등 7명이나 목숨을 던졌다”며 “목숨을 바친 이유는 돈과 경쟁으로, 성적순으로 이뤄지는 죽음의 경마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마사회-마주-조교사의 부당한 횡포와 갑질이 그 원인”이라며 “문중원 기수의 죽음은 부정 비리와 갑질 횡포가 극에 달해 폭발지경에 이른 것을 말해 준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동안 경마기수들은 개인사업자라는 허울 아래 조교사와 기승 계약을 맺고 경마에 뛰어들었다”며 “경마기수는 엄연히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마기수는 노동조합법상 노동자인 만큼 오늘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들은 이달 8일 노조 창립총회를 열고 오경환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협회장을 노조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노조에 참가한 인원은 기수 31명 중 28명이다.

경마기수들이 노조를 설립한 것은 문 기수의 죽음으로 알려진 열악한 기수들의 처우와 노동환경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기수 개개인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조합원으로 소속돼 있었지만, 단체 노조가 없어 교섭권이 없는 상태였다. 부산시는 기수들이 특수고용직 형태이기 때문에 노조 설립 여부를 고용노동부에 문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시와 노동부가 노조로 인정해 설립필증을 교부하면 정식 노동조합으로 출범하게 된다.

한편 이날 ‘문중원 열사 죽음의 문제 설 전 해결 촉구 오체투지’ 행진은 나흘째 이어졌다.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은 마사회 측에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이날 오전 10시 한강진역을 출발해 서울역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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