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은 21세에 단돈 83엔을 손에 쥐고 일본으로 건너가 종업원 10명으로 롯데를 설립한 뒤 껌 사업에 뛰어들었다. 1967년 한국으로 건너와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이후 호텔, 백화점을 잇달아 창업하고 호남석유화학을 인수해 매출 100조 원대의 롯데그룹을 일궈냈다. 특히 일본 귀화를 거부하고 한국인으로 남아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통과 관광산업을 질적으로 도약시킨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한 부분이다.
신 회장을 비롯한 창업주 1세대들이 활약하던 시기는 나라 전체에 자본도 기술도 없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창업주 특유의 열정과 뚝심으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난관을 돌파해왔다. 설령 재벌 시스템의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해도 이들이 1960, 70년대 맨땅에서 일군 전자, 자동차, 조선, 중공업, 화학, 섬유, 건설, 유통 등 주요 산업 분야 기업들이 고도성장의 엔진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최근 한국 경제는 활력을 잃고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2%대 성장이면 감지덕지로 생각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장기 성장에 따른 피로현상이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서 더욱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한 때다. 1세대 창업주들처럼 무모할 정도로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패기 있는 청년 기업가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하고 이들이 거목으로 성장해야 한다. 국가와 사회는 이들을 격려할 분위기를 충분히 만들어야 한다.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