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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이국종 "이번 생은 망했다...이재명 제대로 보지도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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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국종 교수가 “이번 생은 망했다”며 한탄했다.

이 교수는 2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물러나는 것밖엔 방법이 없다고 판단을 내렸는가’라는 질문에 “이제 그만할 거다. 지금 복지부부터 저희 병원에 이르기까지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작년에만 예산이 63억 원 내려왔고 줬다. 그러면 간호사 예산 뽑아야 할 거 아니냐. 중환자실만 간신히 등급 맞춰서 증원했다. 병동 간호사, 회복실 간호사, 수술방 간호사, 마취 간호사 그리고 저같이 비행 나라는 항공 전담 간호사 8명 중 증원 안하면 외상센터가 버틸 수 있는 데가 하나라도 있나”라면서 “우리 간호사들 저하고 같이 비행 나가다가 손가락 부러져나가고 유산하고 그런다. 피눈물 난다. 제가 간호사들한테 ‘조금만 있어라’ ‘올해 1년만 참아라’ ‘내년 6개월만 참아라’ 맨날 이러면서 지금까지 끌고 왔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병원 측에선 외상센터 환자 1명 받을 때마다 138만 원 손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 “복지부에서 아주대에 외상센터를 떠넘겼느냐? 아주대 내에선 컨센서스(consensus)가 전혀 없다. 아주대에서 이런 사업을 하면 안 된다”며 “저희가 2012년 12월2일 권역별 외상센터 1차 선정에서 떨어졌다. 정작 떨어지고 나니까 ‘너 때문에 떨어졌다’고 생난리를 쳤다. 떨어진 날, 김문수 (당시 경기도) 지사가 수술하고 있는 저를 불러내서 옆에 얼굴마담으로 세워놓고 대국민 성명을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까지 미친 듯이 해서 (예산을) 받았다. 그다음에 하도 아주대에서 징징거리니까 복지부에서 어쩔 수 없이 줬다. 그리고 아주대병원에 병실 1000개 있다. 그중에서 언제나 아주대병원에는 제가 있었기 때문에 외상 환자가 계속 있었다. 보통 150명 이상 있다. 그 중에서 제일 중증 외상 환자인, 제일 골치 아픈 100명을 나라에서 300억 들여서 건물까지 지어준다는데, 그 환자를 데리고 나가면 어떻게 되나? 메인 병원에 100 병상이 텅텅 빌 거 아니냐. 외상센터 지어놓고 나니까 적자가 아닌 거다. 그러면 여기서 얼마나 많이 벌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병원의 ‘적자’ 주장에 대해선 “조작”이라며 “그딴 식으로 얘기하는 게 굉장히 질이 나쁜 거다. 아주대병원이 작년에 수익이 500억 원 넘게 났다. 전국적으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병원 중에 하나다”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이국종 교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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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아주대병원이 수익사업에 자신을 이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예를 들어 외상센터 지하 2층에 교직원 식당을 밀어 넣겠다고 그랬다. 그리고 교직원 식당이 있는 지금 본관 자리는 수익 사업에 쓰겠다고 했다. 사방에 다니면서 경기도의원들한테도 허락해 달라면서 또 저를 팔았다. ‘이국종이 밥 먹을 데가 없다. 그러니까 외상센터 지하에 교직원 식당을 넣어주면 이국종이 일하다 내려와서 밥 먹고 간다’ 이따위 소리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18년에도 (병원이) 예산 떼어먹는 거 보고, 책 내고 끝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8년 책 ‘골든아워1, 2’를 펴냈다.

그는 “이제 모르겠다. 저도 그냥 교수의 삶을 살겠다”며 “이번 생은 망했다. 완전히”라고 했다.

다른 병원에 외상센터를 지을 계획 등에 대해선 “안 한다. 죽어도 한국에서 다시는 안 할 거다. 저는 보직 내려놓고 의과대학에서 일반 교수하면 된다. 학생들 가르치면 된다”라고 말했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만난 자리에 대해선 “해법이 나오긴 뭐가 나오냐. 무슨 방법이 있냐. 지나가다가 (이 지사를) 잠깐 본 거지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 밑에 있는 보건과 사람들 잠깐 보고 나온 거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한 4·15 총선 준비설에 대해선 “제가 원내 정치도 못하는데 무슨…”이라고 일축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바라는 게 뭐 있냐. 다들 ‘너만 입 다물고 있으면…’”이라고 말하다 “맨날 저하고 같이 비행하던 임신 6개월이 된 응급구조사가 있다. 임신하면 비행에서 제외하잖나. 외상센터 사무실에서 행정을 본다. 그 직원한테 지금 (아주대병원) 부원장이 소리를 지르면서 튀어오라고, 왜 헬기 소리를 시끄럽게 하냐고, 이 헬기 어디서 날아오는 거냐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얼마나 당하고 있었는지 정말 모르실 거다”라며 “우리 직원도 다 헬기라면 치를 떤다. 병원에서 얼마나 힘들게 했는데. 내가 죽어도 아주대에서 헬기 타는 일은 없을 거다. 저는 안 할 거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3일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한 녹취가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지난 한 달간 명예 중령 자격으로 해군 해상훈련에 참여한 후 지난 15일 귀국한 이 교수는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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