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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속보] 한국,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 ‘독자 파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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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서 작전하던 청해부대 작전 범위

기존 1130㎞서 3배 이상 넓어져 3966㎞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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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적으로 파병하기로 했다.

이란과의 외교적 갈등을 우려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참여하는 대신 이미 아덴만 일대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범위를 현재 아덴만 일대(1130㎞)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까지 2836㎞, 사실상 3배 이상 넓히기로 한 것이다. 정부가 이러한 방침을 발표한 당일인 21일 오후 5시30분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기존 30진 강감찬함과 임무를 교대하면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는 곧바로 확대된다.

국방부는 21일 “우리 정부는 현 중동정세를 감안하여,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 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며 “청해부대 파견 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되며, 우리 군 지휘 하에 우리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 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한국 군은 필요한 경우에는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곧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와 협력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방부 설명을 들어보면 중동 지역에는 한국 교민 2만50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는 한국 원유 수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국방부는 “우리 선박이 연 900여차례 통항하고 있어 유사시 우리 군의 신속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을 통해 중동지역 일대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는 한편,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5월 이후 중동 지역에서의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한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번 결정이 “유사시 중동 지역에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보호, 안정적인 원유 수급을 최우선으로 해서 한 정부 차원의 결정”이라고 했다. ‘유사시’의 개념과 관련해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이란 분쟁 등 중동 긴장이 고조, 장기화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 안정적 원유수급 등에 피해가 갈 가능성이 있어서 현 상황을 ‘유사시 상황’으로 정책적으로 판단했다”며 “과거에 직접적인 피해가 없음에도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정책적으로 ‘유사시’ 판단을 한 바 있다”고 했다.

아덴만 해역의 해적 위협이 감소하면서 군 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청해부대의 기항지를 무스카트로 이동시켰다고 한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 청해부대가 아덴만 일대 선박 호송 해역에서 작전을 하는데 (청해부대가 오만만 쪽에 있는) 무스카트에 기항하면서 전력을 현시시키고 있었다. 이번에 오만만을 넘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아라비아만까지 작전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한국 정부는 ‘독자 파병’ 결정을 내리기 전에 미국, 이란에 각각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미국과 이란의 반응에 대해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한국의 결정에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수준의 반응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란은 한국 정부의 결정을 이해한다면서도 ‘파병에 반대한다’는 이란의 기본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IMSC에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알바니아 등이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외교부는 20일 ‘유럽 호르무즈해협 해양 감시 작전’ 참가국 공동 성명을 발표해 독일, 벨기에, 덴마크, 그리스, 이태리, 네덜란드, 포르투갈이 작전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수일 안에 새로운 작전계획 발표할 예정이다. 프랑스는 지난해 8월 유럽 호르무즈 해상 감시 작전을 제안했으며 현재로서는 덴마크, 그리스, 네덜란드가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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