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장병 우울증 시달려
극단적 선택 시도, 의병 전역
동료들은 신고 않고 외면
김 상병이 ㄱ이병에게 잠자리를 먹으라고 강요하는 수분 동안 아무도 제지하지 않았다.
군인권센터는 21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병대 1사단의 김 상병이 신입 병사에게 엽기적 가혹행위를 했다고 폭로했다. 김 상병은 “너 같은 ××만 보면 화가 난다. 내 밑에 들어왔으면 X나 패서 의가사(의병 전역)시켜줬을 텐데” “말라비틀어져서 여자랑 성관계는 할 수 있냐” “○○가 서긴 서냐” 등 성희롱 발언도 했다고 군인권센터는 전했다. ㄱ이병은 중증 우울증에 시달리며 공황발작을 겪다가 수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도 했다. 군생활을 이어갈 수 없게 된 ㄱ이병은 입원치료를 받고 의병 전역했다. 김 상병은 헌병대 조사를 받고 있다.
ㄱ이병은 가혹행위를 당한 뒤에도 자신을 외면한 동료 해병들, ‘선임을 찌르면 안된다’고 교육하는 해병대의 악습, 2차 가해 등을 우려해 신고를 주저하다 지난 14일 군인권센터, 국민신문고, 국가인권위원회에 피해를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부대에는 선임 질문에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감사합니다’ ‘확인해 보겠습니다’ ‘똑바로 하겠습니다’로만 대답한다는 ‘해병대 5대 이빨’ 같은 악습이 그대로 유지됐다고 한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해병대 인권침해 상담은 35건이었다. 해병대 2사단에서는 지난해 8월 한 병사가 다른 병사에게 치약으로 머리를 감게 하거나 개 흉내를 내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고 했다.
연평부대에서는 반복적인 집단 구타, 폭언, 협박 사건이 있었다고 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대 내 인권침해는 시대에 따라 그 양태가 변화됐을 뿐 여전히 군대문화 속에서 기생하며 군과 장병을 좀먹고 있다”면서 “확인된 피해 사실을 바탕으로 가해자를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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