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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미중 무역분쟁 진행형…화웨이 멍완저우 美송환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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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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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완저우(孟晩舟) 중국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이 신병 인도 재판에 참석했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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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멍완저우(孟晩舟) 중국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미국 신병 인도 재판이 열렸다. 이번 심리는 가을까지 열리는 네 번의 심리 중 첫 번째로, 미국의 송환 요청이 범죄인 인도 요구 조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저울질 하는 자리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멍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이날 캐나다 밴쿠버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미국의 주장은 이중범죄 규정에 위배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반면 캐나다 법무부 측은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시기가 캐나다의 대이란 제재 시기와 같다"며 멍 부회장에 대한 송환을 찬성했다.


캐나다 이중범죄 규칙 위반 여부가 판결 가를 듯

멍 부회장의 변호인 중 한명인 리처드 펙 변호사는 "(멍 부회장에 대한 미국의) 사기 혐의는 허울 뿐"이라며 "미국이 자신의 국가 안보 목표를 위해 캐나다에 송환을 요구해서는 안되며, 그녀를 미국에 송환하는 것은 이중범죄 규칙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중 범죄 규칙은 캐나다에서 발생한 사건이 미국법을 위반했더라도 캐나다에서 불법이 아니면 범죄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규정이다. 변호인단은 이 법을 인용하면 멍 부회장이 미국으로 송환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8년 12월1일 멍 부회장이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될 당시, 캐나다는 이란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던 상황이기 때문에 이는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변호인단은 "캐나다는 2016년 이란에 대한 제재조치를 중단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캐나다 법무부 측은 멍 부회장이 HSBC 등 일부 중국 회사 은행들을 속이며 이란과 사업을 이어온 것은 2013년 8월이라며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찬성했다. 이들은 "멍 부회장은 HSBC가 화웨이에 은행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HSBC를 속였다는 증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멍 부회장의 송환 심리는 오는 24일까지 닷새간 이어진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멍 부회장은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참석했으며 발목에는 GPS(위치기반 서비스) 추적기가 부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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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공식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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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기술 전쟁은 '현재진행형'

멍 부회장은 2018년 12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돼 14개월째 캐나다 자택에 구금돼 있다. 멍 부회장이 미국의 제재 대상국인 이란과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HSBC 은행을 속이고 금융 사기를 저질렀다는 혐의가 적용됐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이고, 이면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과 기술 분쟁이 얽혀있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의 딸이자 회사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미국이 5G 경쟁에서 중국 기업을 견제하려는 행위라는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이와 별도로 미국은 화웨이에 대해서도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한다는 이유로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블랙리스트(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리며 강도 높은 규제를 적용했고, 유럽연합(EU)과 파이브아이즈(영어권 5개국 기밀정보 동맹체)에도 반(反)화웨이 동참을 압박했다.

이에 중국 정부도 멍 부회장이 체포된 후 며칠 뒤 두 명의 캐나다인을 구금했고 캐나다의 농작물과 육류 수출도 금지하며 보복에 나섰다.

이번 재판에 앞서서는 캐나다에 재차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과 캐나다는 범죄인 인도조약을 남용하고 임의로 중국인을 구금해 중국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이것은 중대한 정치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화웨이는 이날 공식 트위터 계정에 "현재 진행 중인 법적 절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우리는 멍 부회장의 무죄를 입증하는 캐나다 법원 시스템을 믿는다"고 밝혔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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