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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2조 빼돌린 前앙골라 독재자의 딸, 다보스포럼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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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이사벨 두스산토스 회장 재직 유니텔이 다보스포럼 '공식 후원기업']

머니투데이

이사벨 두스산토스/사진=AFP



부정축재 의혹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아프리카 최고 여성 부호' 이사벨 두스산토스(46)가 21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개막하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사벨이 회장으로 있는 '유니텔(Unitel)'이 다보스의 공식 후원기업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사벨 관련 회사들의 회계 자문을 맡아온 회계법인 PwC(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사벨 회사인 '유니텔', 파트너사로 다보스포럼에 수만달러 지불

21일 AP 등에 따르면 다보스포럼 조직위는 이달들어 이사벨의 다보스포럼 불참 사실을 알게됐다. 이는 이사벨이 부정축재로 앙골라에 최소 10억달러(1조1600억원) 이상의 피해를 끼친 혐의로 조사가 시작되기 훨씬 이전이다.

맥스홀 다보스포럼 대변인은 포럼 측이 그녀의 참석을 막았는지, 그녀가 자체적으로 불참을 통보했는지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다보스포럼 측은 그러나 산토스가 회장으로 재직중인 유니텔은 다보스포럼 '파트너사' 지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파트너사들은 다보스포럼을 후원한다는 명목으로 수만달러의 돈을 다보스포럼 주최측에 지불한다.

올해 다보스포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는 가운데, 전세계 정·재계 유력인사 3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천연자원 풍부해도 앙골라 국민 대부분 극빈층…이사벨 약 2조원 국부 빼돌린 혐의



앞서 이사벨 두스산투스는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재산 중 상당 부분이 40년 가까이 앙골라 대통령이었던 아버지의 후광으로 국부를 빼낸 것이란 언론 보도가 20일(현지시간) 나왔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BBC·가디언 등 36곳 언론사는 시민단체 아프리카공익제보자보호플랫폼이 제보한 이사벨 일당의 내부 문서 71만건을 분석해 공동 보도했다. 이사벨의 아버지 조제 에두아르두 두스산투스(77)는 1979년부터 2017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ICIJ에 따르면 이사벨은 아버지가 허가한 사업권을 통해 국부를 해외로 유출하고 개인의 재산을 불렸다. 석유, 다이아몬드, 토지, 통신, 앙골라 정부의 공공발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이권을 챙겼다.

앙골라는 원유, 다이아몬드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이지만 위정자들의 부정부패가 횡행해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국가 중 하나이다. UN(국제연합)에 따르면, 앙골라의 3000만여명 국민 가운데 30%가 하루 2달러(약 2300원) 이하로 생활하며, 건강 및 교육수준은 '극도로 낮은(abysmally low)' 수준이다.


PwC 공조 혐의…"이사벨 관련 거래 끊었다"

글로벌 회계법인 PwC는 이사벨이 부정축재를 하는 과정에서 공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년간 이사벨과 협업한 이 회사의 밥 모리츠 CEO는 다보스에서 AP에 "진작에 이사벨과 관계를 끊지 못해 매우 실망스럽다. 그녀의 회사와 관련한 업무는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사벨은 현재 앙골라 당국에 의해서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고 앙골라내 자산도 모두 동결된 상태이다.

행방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녀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에 대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트위터에 "ICIJ 보도는 가짜 문서와 가짜 정보에 기반한 것"이라며 "현 앙골라 정부와 손잡고 정치적인 공작을 벌이는데, 71만여건의 문서를 다 읽었다고 하면 누가 믿겠냐"고 썼다.

황시영 기자 apple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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