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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개관 하루 만에 문 닫은 ‘떡볶이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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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신전뮤지엄’ 준비 소홀

관람객 항의에 입장료 환불

당분간 휴관…이미지 실추

세계 최초 ‘떡볶이 박물관’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구 북구 ‘신전뮤지엄’이 준비 부족으로 문을 연 지 하루 만에 휴관했다. 내부공사마저 끝내지 못한 채 개관해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찾은 대구 북구 관음동 신전뮤지엄은 정문에 ‘임시휴관 안내’라는 큼지막한 팻말이 서 있었다. 안내판에는 “컵떡볶이 로봇 시스템 문제, 3층 다양한 운동시설 공사 미비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임시휴관한다”고 적혀 있었다. 입구 주변에는 입장료를 환불받으러 온 관람객들만 간간이 눈에 띌 뿐 인적이 거의 끊겨 썰렁했다.

떡볶이 프랜차이즈 기업인 신전푸드시스는 지난 17일 관음동에 ‘세계 최초 떡볶이 박물관’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신전뮤지엄을 열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연면적 4만612㎡)로 컵떡볶이 팩토리 과정, 고추텃밭체험장, 공연장, 체육공원으로 꾸밀 계획이었다. 개관 첫날 900여명의 고객이 입장료 1만원을 내고 입장했다. 하지만 내부공사조차 끝내지 못한 채 관람객들을 받아 실내는 어수선했고, 조리 체험을 시연할 로봇 등 핵심 시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떡볶이 조리시설인 떡볶이 팩토리 로봇 시스템 오류로 체험활동이 한때 중단됐고, 3층 야외공원과 체육시설도 공사 미비로 이용이 불가능해 고객 항의가 이어졌다. 부실 논란이 일자 뮤지엄 측은 당일 입장료를 지불한 이용객들에게 환불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당분간 휴관을 결정했다.

개관 당일 현장을 찾은 관람객 김미숙씨(31)는 “세계 최초 떡볶이 박물관이라고 홍보해 호기심에 방문했는데 실내 곳곳에서 페인트 냄새가 나고 체험시설도 빈약해 실망했다”면서 “업체의 교묘한 상술에 놀아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신전뮤지엄은 떡볶이 제조 과정을 소개하고 맛과 성분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전시·체험공간이라고 홍보해 놓고 성급한 개장으로 처음부터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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