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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단독] 라임 펀드 1조원 판 대신證 PB, 라임 측과 장외기업 공동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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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환매 중단으로 논란이 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약 1조원어치 판매한 대신증권(003540)반포WM센터의 장모 전 센터장이 2017년에 ‘라임 사태’ 핵심인물인 이종필 전 부사장(운용대표) 등과 함께 한 장외 바이오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 전 센터장과 이 전 부사장이 단순히 운용사와 판매사의 관계가 아니라 개인적인 관계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1일 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10월 19일 대신증권의 장 전 센터장은 이종필 전 부사장, 김 모 전 라임 대체투자운용본부장, 이 모 라임 대체투자전략본부장과 함께 장외 바이오기업의 BW를 취득했다. 이 전 부사장은 8억원, 그 외 장씨를 비롯한 나머지 사람들은 1억원씩 투자했다. BW는 발행회사의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채권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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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계 관계자는 "이런 사모사채(기업이 기관투자가나 특정 개인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해 발행하는 채권)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있어야 투자할 수 있다"며 "라임 펀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팔았던 사람과 라임 측 관계자가 한 종목에 투자한 것은 그들이 일반적인 관계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라임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회사는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은 전체 라임 펀드 판매 잔액(5조7000억원)의 약 21%인 1조1760억원을 팔았는데, 1조원가량이 반포WM센터에서 팔렸다. 기관 투자자를 뺀 개인에 판매한 금액은 약 2000억원이다. 이 중 400억원가량은 환매되고 약 1600억원이 미상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의 수탁고를 끌어 올리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중위험 중수익’을 강조하면서 반포자이 아파트 단지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대량으로 팔았다. 장 전 센터장은 라임이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직전인 작년 9월 말 메리츠종금증권(008560)도곡금융센터 총괄지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 전 센터장은 2016년 ‘라임 M360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펀드 설계 초기 단계부터 깊숙이 참여해 미국으로 펀드 실사도 함께 다녀왔다. 당시 라임 측은 PB(장 전 센터장)가 현장에서 직접 상품 구조를 보고 개인자산가 요구에 부합하는지 알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은 2017년 여름쯤 M360펀드와 ‘무역금융펀드’가 위험하다고 인지해 판매 중단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장 전 센터장이 집중적으로 판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펀드에 대해서는 별 지시가 없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회사가 (라임 펀드를) 전략상품으로 팔지 않았다. 장 전 센터장이 외부에서 올 때 고객이 함께 왔는데, 고위험 고수익 성향인 사람이 있었다. 장 전 센터장이 ‘(라임 펀드를)팔 수 있다. 팔겠다’라고 해서 판 것"이라고 말했다.

장 전 센터장은 "2년 전 바이오 장외기업에 투자했으며 아직 이 기업의 BW를 들고있다.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며 "이직 얘기는 라임 사태가 터지기 전인 작년 6월부터 나오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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