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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직원 1475명중 한국인 1%… 현지화 앞세워 기업금융 뚫는다 [금융강국, 신남방에서 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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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철저한 문화융합 전략
우리銀, 2014년 합병 통해 첫발
전직원 전통옷 바틱 입고 근무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이미 안착
대기업·호텔 등 우량기업 상대로
대출업무 외에 컨설팅 제공
비이자 수익 확대에 집중하기로


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SCBD 트래저리 타워(Treasury Tower) 26층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영업점에서 한 직원이 고객에게 대출 업무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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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카르타(인도네시아)=윤지영 기자】"현지 은행보다 업무처리가 빠르고, 모바일 뱅킹 이용방법이 간편해 앞으로도 계속 이용할 생각이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을 급여계좌로 이용 중인 20대 회사원 위댜(Widya)씨의 얘기다. 우리은행이 지난 2014년 12월 인도네시아 소다라은행과 합병한 뒤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 우리소다라은행은, 현지 은행보다 신속한 업무 처리와 차별화된 비대면 채널 운영으로 현지인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자카르타에서 고급 신식 건물로 꼽히는 SCBD 트래저리 타워(Treasury Tower)에 위치해 있다. 총 72층 짜리 건물로, 로비 바닥과 벽이 모두 대리석으로 꾸며질 정도로 화려하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이 중 26층과 27층(본점)을 사용중이다. 통상 국내 은행 영업점은 1층에 있지만, 우리소다라은행의 영업점은 26층에 위치해 있다.

오재호 우리소다라은행 부장은 "국내 영업점은 방문 고객 수가 많다보니 1층이나 저층을 선호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선 영업점보다 비대면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 영업점 위치나 규모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99% 이상이 현지직원

우리소다라은행에는 총 1475명(본점·영업점)의 직원이 근무중이다.

이 중 우리은행에서 파견된 직원은 9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현지인 20명을 더 채용해 현지 직원은 1466명이다. 은행 총 직원의 약 99%가 현지인인 셈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현지 금융당국이 외국계 은행 내 현지 직원 비율 등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인사 부서 등 일부 부서의 임원은 현지인이 맡도록 하고 있다. 현지인 임원 비율도 과반을 넘겨야 해 우리소다라은행 총 6명의 임원 중 4명이 현지인이다. 외국계 은행들이 '현지화 전략'을 고민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통합은행 출범 7년차를 맞은 우리소다라은행도 여전히 현지화와 홍보에 공을 들이고 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영업점에선 대부분의 직원들이 형형색색의 인니 전통의상인 '바틱(Batik)'을 입고 근무하고 있었다. 현지인과의 교류를 넓히기 위해 매년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글로벌 자산관리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 자카르타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 인근 고속도로에 우리소다라은행 홍보 입간판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특히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각종 연수, 프로그램 등을 지원해 '금융 한류' 전파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14년부터 반기마다 우수 직원 5~6명을 선발해 1주일간 한국 연수를 보내고있다. 지금까지 100여명의 현지 직원이 연수를 다녀왔다. 매주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출업무 과정 등 한국의 선진화된 금융 시스템에 대한 세미나도 진행한다.

오 부장은 "인니에서 은행원은 공무원보다 관심이 높을 정도로 인기 있는 직업"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현지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은 편인데, 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다보니 현지인들의 만족감이 높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파이낸셜뉴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SCBD 트래저리 타워(Treasury Tower) 26층에 위치한 인도네시아우리소다라은행은 오전 8~오후3시30분 운영된다. 사진=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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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 업무 강화

우리소다라은행은 영업분야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 업무만으로는 입지를 강화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소다라은행의 고객 유형(지난해 10월 말 기준)을 보면, 개인고객(57만5368명)비중이 기업고객(1만2185명) 보다 훨씬 많다. 오 부장은 "인니 진출 당시부터 소매금융 중심의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 왔다"며 "이제는 우리은행만의 '기업금융' 강점을 살려 우리소다라은행에서도 기업금융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직원으로 구성된 기업영업(RM)조직을 강화해 현지 우량 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한 마케팅을 진행중이다.

또다른 우리소다라은행 관계자는 "현지 대기업이 호텔이나 쇼핑몰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으면 단순히 대출 업무만 진행하는게 아니라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비이자수익 부문을 늘리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리테일 부문의 95%이상이 현지 고객이며, 기업 부문의 경우 인니에 진출한 한인 기업뿐만 아니라 현지 우량기업의 비율이 증가하고있다"며 "현지인 기업RM 양성으로 현지기업 고객 비중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기업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선물 외환거래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지인 4~5명으로 구성된 IB전담팀을 구성해 사회간접자본(SOC)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오 부장은 "현지 대기업 자회사가 하는 사업에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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