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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IMO 효과 본격화하나' 늘어나는 저유황유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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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황유 판매비중 49→68%

가격대도 두 배 가까이 더 높아

"없어서 못팔 정도"…실적 개선 기대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줄이도록 한 ‘국제해사기구(IMO) 2020’ 시행으로 황 함유량이 낮은 저유황유를 찾는 선박이 많아지고 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저유황유는 판매가격이 오르며 그간 낮아진 정제마진으로 속타던 정유사에도 호재로 작용하리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연료유 판매량에서 벙커C유 내 저유황유 비중이 지난해 11월 49%에서 12월 68%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고유황유 비중은 같은 기간 46%에서 28%로 급락했다.

그간 선박 연료로 쓰이던 고유황유는 황 함유량이 높아 대기오염 주범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IMO는 올해부터 선박 배출가스에 포함된 황산화물 비율을 현재 3.5%에서 0.5%로 낮추도록 했다.

IMO 규제에 대응하려면 각 선사는 △연료 자체를 황이 적은 저유황유를 쓰거나 △선박에 황산화물 배출을 줄이는 스크러버를 달거나 △선박 자체를 액화천연가스(LNG)선으로 바꾸는 등의 선택지가 있다. 비용 부담이 가장 적게 드는 방식은 저유황유 사용이다.

실제 국내 정유 4사에선 저유황유 판매량이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에쓰오일(S-OIL(010950)) 관계자는 “선박 상당수가 고유황유 대신 저유황유를 사용하면서 관련 매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 관계자는 “일부 선사는 IMO 2020 시행을 앞두고 발빠르게 저유황유 사전 도입 계약을 맺으며 물량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SK이노베이션 자회사인 SK에너지가 1조원을 투자해 짓는 VRDS 공사 현장. (사진=SK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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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사는 이미 IMO 규제 대응을 마쳤다. 에쓰오일은 2018년 11월 5조원을 들인 잔사유 고도화·올레핀 하류(RUC·ODC) 프로젝트 상업 가동을 개시했다. 잔사유(벙커C유) 탈황시설을 추가로 설치해 황 제거 능력을 확대했다. GS칼텍스 역시 고유황 중질유를 휘발유, 경유 등 경질유로 전환 가능한, 국내 최대 고도화 설비를 갖췄다. 현대오일뱅크는 불순물을 완벽 제거하는 기술을 특허 출원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이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선박연료 브랜드 ‘현대 스타’를 최초로 선보였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1조원을 투자해 SK울산 콤플렉스에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짓고 있으며 다음달 완공해 4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정제 과정을 거쳐야 하다보니 저유황유가 고유황유보다 가격대가 더 높다. 싱가포르 항만 기준 고유황유 가격은 t당 374달러인 데 비해 저유황유 가격은 t당 659.5달러로 두 배 가까이 비싸다. 정제마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던 정유사가 IMO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유사는 지난해 4분기 원유 평균판매가격이 오른 데다 정제마진이 하락해 기대치보다 낮은 실적을 낼 것”이라면서도 “최근 싱가포르 저유황유와 고유황유 간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등 IMO 시행에 따라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수요를 반영하는 만큼 회복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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