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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전세대출 제한… 3대 학군 3색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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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치 전세수요자 ‘절망’
2.목동 월세살이로 전환
3.중계는 전세문의 몰려


지난 20일부터 9억원 초과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전세대출이 전면 금지되자 학군의 중심지 대치동·목동·중계동 전세시장이 엇갈리고 있다. 대치동·목동 등 전셋값이 높은 지역은 반전세·월세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9억원 이상 아파트가 적고 전셋값도 낮은 중계동에는 오히려 전세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우리나라 전세시장을 개편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내놨다.

■ 대치동·목동 반전세·월세 급증

정부의 고가아파트 보유자 전세대출 제한조치 시행 이틀째인 21일 전세 수요자들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특히 학군 때문에 전세매물을 찾는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 수요자들은 발등에 불이 붙었다. 원하는 학교에 아이를 입학시키려면 당장 3월 이전에 전입신고를 해야 하는 탓이다.

대치동과 목동 전세 수요자들은 절망 상태라고 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주로 학군 수요가 몰리는 구(區)간 이동은 교육 목적이어도 전세대출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대치동 은마상가 인근 한 중개사 대표는 "전세가 막히니 반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 반전세 물건도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3억원에 100만원인 전용 77㎡ 은마아파트 반전세도 올리면 바로 나간다"고 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전세 폭등이 지속될 거란 진단이 많았다.

목동 5단지에 있는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6억원대였던 5단지 전용 95㎡ 전세가 8억5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전세는 집값 따라 계속 오를 텐데 결국 현금부자들이 들어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서울 서초구 소재 한 공인중개소 대표도 "작년 12월 전에 전세계약을 한 사람들도 전세 오를 걱정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전셋값 낮은 중계동 전세 몰려

반면 전세값이 2억~5억원 수준에 형성된 중계동은 되레 전세 문의가 늘고 있다. 대출 없이 대치동·목동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눈길을 중계동으로 돌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계동 학원가의 중심인 은행사거리 인근 공인중개사에는 전화문의가 이어졌다.

중계주공5단지아파트 상가 내에 있는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학군을 따라 전세로 움직이는 수요자들이 대치, 목동, 중계 순으로 본다"면서 "강남이나 목동을 못 가는 수요자들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단지는 전용 58㎡ 14층 전세가 2억6000만원, 전용 85㎡ 2층은 4억3000만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중계동 중계청구3차 주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상태 좋고 날짜 맞는 전세 나오면 바로 빠질 것"이라면서 "목동 반전세로 월세 내는 것보다 중계동 전세 들어가는 게 훨씬 이득"이라고 설명했다.

■ 전문가 "전세시장 혼란 불가피"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으로 전세시장이 개편될 것이라고 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좋은 제도인데 이번 정책으로 학군 수요가 있는 대치동과 목동은 반전세나 월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 뒤 "전세를 안고 샀던 1주택자 형태도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그러면서 "정부가 이렇게 강압적으로 전세제도를 개편하면 전세금 때문에 계약해지가 벌어지는 등 당분간 전세시장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전세시장이 위축되면 무주택자 등 실제 전세 수요자들이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niki@fnnews.com 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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