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57641277 0012020012157641277 04 0402003 6.0.26-RELEASE 1 경향신문 0 false true true false 1579610821000 1579615084000

확장·재개관한 일본 새 ‘영토·주권전시관’ 가보니…정부·우익 인사의 ‘억지’ 난무

글자크기

“다케시마 멋대로 빼앗아” “한국 사실왜곡 반성을”



경향신문

입구에 강치 조형물 21일 이전·확장 작업을 거쳐 정식 개관한 일본 도쿄 지요다구의 ‘영토·주권 전시관’에 강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도쿄 |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다케시마(독도의 일본 명칭)는 한국이 멋대로 빼앗았다”, “한국은 (사실 왜곡을) 반성하라”.

21일 오전 10시 도쿄 지요다구 도라노몬 미쓰이빌딩에서 일반 공개된 새 ‘영토·주권전시관’에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 정부와 우익 인사들의 망언과 억지가 난무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가 양국관계 중요성을 언급하는 등 관계개선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갈 길은 멀어보였다.

2년 전 인근 시세(市政)회관에서 문을 열었다가 규모를 7배 넓혀 재개관한 전시관 앞에는 이날 문을 열기 전부터 30여명이 줄을 섰다. 15명 정도는 단체예약 관람객이었다. 한 60대 여성은 “전시관이 커져서 멋지게 됐다. (2월22일 시마네현에서 하는) ‘다케시마의날’ 행사도 참가한다”고 했다. 이들을 인솔한 무라타 하루키는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한국어로 수차례 말했다. 하루키는 자신이 2012년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독도연구소 건물 앞에 말뚝을 설치했다는 이유로 한국 입국 거부 대상자가 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전시관 1층 한가운데 자리한 독도관(약 120㎡) 출입구에는 ‘다케시마, 1953년 여름부터 현재, 한국의 실력행사에 따른 불법 점거’라고 써있었다. 바로 뒤에는 2m50㎝ 정도 되는 강치(바다표범) 박제가 있었다. 일본 젊은층은 물론 외국인에게 영토 주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출입구 옆 QR코드에 태블릿PC를 가까이 대자 화면에 강치 캐릭터가 나타났다.

독도관 벽면에는 지금까지 독도 영유 경위는 물론 한국 정부의 주장과 이에 대한 반박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단체 관람객들에게 설명을 해주던 직원은 “이전 전시관에는 없던 반론을 써둔 게 가장 큰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자료들은 일본 입맛에 맞는 것이었다. 과거 일본 정부가 1877년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과 관계없다는 것을 밝힌 ‘태정관 지령’ 등은 없었다.

전시관 측은 한국이 독도를 불법 점거했다는 인상을 주는 데 주력했다. “한국은 역사를 개찬(改撰·조작)한다”는 적반하장식 주장까지 했다. 심지어 “한국이 독도를 점거하면서 강치가 멸종했다”고 했다. 일제시대 일본 측의 남획으로 강치가 급감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단체관람객에 대한 설명은 1시간10분 정도였다. 우익 단체 e메일 연락을 받고 왔다는 70대 남성은 “위안부도 그렇고, 한국인은 거짓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 다케시마는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40대의 다나카 구니타카는 “한국인은 자신이 옳고 타인이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버릇이 있다”고 말했다. 전시관 측은 정기적인 단체관람 투어도 펼칠 생각이라고 했다. 전시관을 둘러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도심 한복판에 전시관을 만들었고,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다”며 “외국인이나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메시지를 주입하는 게 제일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쿄 | 김진우 특파원 jwkim@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 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