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병 처리를 놓고 양석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직속 상관인 심재철 신임 반부패부장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후배 검사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반말 섞인 말투로 상급자에게 고성을 지른 것은 검찰청법에 보장된 '검사 이의제기권'을 넘어 부적절한 행동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사태가 촉발된 데는 법무부가 일방적으로 검찰 인사와 직제개편안을 밀어붙인 탓이 크다. 정권 수사를 지휘하던 대검 참모와 일선 지검장이 좌천되고 친여 성향 검사들이 그 자리를 꿰차면서 "권력 수사를 막으려는 노림수"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실제로 심 부장이 '조국 무혐의' '백원우 기소 반대' '직제개편안 찬성 의견 제출'을 요구하면서 이번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조직 수장이 정파적 이해관계에 얽매여 인사와 정책을 추진하면 내부 반발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정치학자 잭 고드윈은 "어느 조직이든 리더십은 자신이 놓인 위치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추종자의 반응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법무부 장관이 지금이라도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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