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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10조 TK신공항 유치가 살길"… 주민 투표율 90%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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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부지 결정, 군위·의성 주민 투표]

최종 투표율 군위 81%, 의성 89%… 찬성률과 투표율 합산해 결정

0시현재 개표 마친 의성 찬성률 90%, 개표율 55% 군위 우보 찬성률 75%

영하 7도 새벽부터 투표행렬, 이미 투표한 주민도 나와 '파이팅'

13년을 끌어온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이하 신공항) 이전 부지 결정을 위한 주민 투표가 21일 실시됐다. 사업비 약 1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가사업이다. 이전 후보지는 두 곳이다. 경북 군위군 우보면이 단독으로 유치하거나,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이 공동으로 유치하게 된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의성 21곳, 군위 18곳 투표소에서 시작된 주민투표는 오후 8시 종료됐다. 최종 투표율은 군위 80.61%(2만2189명 중 1만7880명), 의성 88.69%(4만8453명 중 4만2956명)로 나타났다. 90%에 육박하는 투표율을 보인 것이다. 투표율만 봐서는 의성이 유리하다. 향방은 찬성률에서 갈릴 전망이다. 투표율과 찬성률을 각각 50% 합산해 점수가 높은 쪽이 이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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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은 우보로… 신공항은 비안으로 -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을 군위군 우보면에 유치하려는 주민들이 21일 밤 개표를 앞두고 군위읍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에 모여 응원 구호를 외치고 있다(위 사진). 경쟁 지역인 의성군 비안면을 지지하는 주민들도 투표 후 의성읍 예비군지역대 사무실에 집결해 승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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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0시 현재 개표가 완료된 의성 비안의 찬성률은 90.36%로 기록됐다. 투표율과 합산한 결과는 179.05%다. 군위는 개표가 다소 늦어졌다. 같은 시각 단독 후보지인 군위 우보(개표율 54.97%)는 찬성률 74.58%(투표율 합계 155.19%), 의성 비안과 공동 후보지인 군위 소보(개표율 43.97%)는 찬성률 28.43%(투표율 합계 109.04%)로 각각 나타났다. 최종 승자는 군위의 개표가 끝난 22일 새벽에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신공항을 품에 안으려는 두 지역 주민들의 투표 열기는 오전 6시 투표 시작 전부터 달아올랐다. 이날 군위와 의성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7도 안팎이었다. 그러나 강추위에도 아랑곳없이 어둑어둑한 새벽 투표소 앞으로 대기 행렬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의성군 의성읍사무소 입구에는 설치된 화목 난로 앞에서 주민들이 장작불로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몸을 녹이고 있었다. 한 여성 유권자는 "우리가 마카(모두) 똘똘 뭉쳐야 앞으로 의성이 사는기라. 밖에서 서성대지 말고 어서들 찍읍시더"라며 독려했다. 군민 이말순(76)씨는 "의성군민들은 대부분 유치에 찬성할 것"이라며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반대하는 사람들을 패기라도 할 기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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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위 쪽도 열기가 만만치 않았다. 투표 마감 20분을 남긴 오후 7시 40분쯤 군위군 제2투표소가 마련된 군위초등학교 앞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미리 투표한 주민들은 부랴부랴 찾아온 주민들을 향해 '파이팅'을 외치며 격려했다.

앞서 양 지역은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총력전을 벌였다. 지역별로 결성된 공항유치위원회에서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참여를 호소했다. 지난 18일 군위 5일장에서는 투표 참가와 찬성을 독려하는 시가 행렬이 이어졌다. 최근 한 달 새 의성과 군위 거리에는 현수막과 안내판 4000여개가 설치됐다. '독립운동은 못 했어도 공항 유치 운동은 한다' '투표하자, 찬성으로' 등 독려 문구가 곳곳에 나붙었다.

공항은 소음 등 문제 때문에 대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치를 꺼린다. 그러나 전국 지자체 중 소멸 위험 1~2위를 다투는 의성과 군위는 공항 유치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신공항 건설 사업에 10조원 가까이 투자되는 데다 인근에 조성될 배후 도시 등을 포함하면 수십조원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000억원 선물 보따리'도 있다. 국방부와 대구시는 신공항 인근에 사업비 3000억원을 투입해 주민 편의 시설을 건설하고 소득 증대를 위한 사업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소멸 위기 지역에서 지역 거점 도시로 거듭날 기회인 것이다.

신공항에는 대형 민항기가 취항할 수 있는 길이 3200m의 활주로가 건설된다. 추후 3500m 길이의 활주로가 추가된다. 이렇게 되면 신공항은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공항은 현재 대구시 동구에 자리한 대구공항과 군공항(K-2)을 함께 이전해 건설한다.

이날 투표로 후보지별 점수가 드러났다고 해서 신공항 이전 부지가 바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군공항 이전 특별법'에 따라 해당 지역 단체장이 유치 신청을 해야 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이후 국방부 선정위원회에서 신공항 이전 부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군위·의성=권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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