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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블룸버그의 돈폭탄… 民主 주자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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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시간대 대선 광고 싹쓸이… TV 정치광고 단가 20% 폭등

폴리티코 "충격과 공포 수준"

조선일보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77·사진) 전 뉴욕시장이 등판 두 달 만에 '대선의 판돈'을 차원이 다르게 올려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자산 555억달러(65조원)를 보유한 세계 9위 부자로, 31억달러(3조6177억원)를 가진 도널드 트럼프(73) 대통령보다 재산이 18배 많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0일 미 전역의 TV 정치 광고 단가가 최근 두 달 새 20% 폭등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그간 2억4800만달러(2894억원)를 쏟아부어 황금시간대 대선 광고를 싹쓸이하다시피 한 결과다. 블룸버그가 주력해온 텍사스주에선 광고 단가가 45% 상승했다. 폴리티코는 이를 "충격과 공포" 수준의 "광고 맹습(ad onslaught)"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블룸버그의 물량 공세가 2020년 대선의 틀을 바꿔놨다"고 했다. 1월 현재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주자들이 지난 12개월간 쓴 정치 광고 총액은 5억4000만달러(6301억원)인데, 이는 이전 대선에서 같은 시점에 집계된 광고비 총액의 10배에 해당한다.

블룸버그의 목표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11월 뒤늦게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면서 "트럼프의 재선을 저지하는 데 얼마든 쓰겠다"고 했다. 오는 2월 2일 수퍼볼 경기 중간광고에 트럼프 측이 60초짜리 광고를 샀다는 소식에, 블룸버그가 똑같은 60초 광고를 사 맞불을 놓는 식이다. 이 광고에 양측이 각각 1000만달러(117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블룸버그는 뉴욕 맨해튼의 가장 비싼 땅인 타임스스퀘어에 캠프 본부를 차려놓고, 직원 1000여명에게 최대 1만2000달러(1400만원)의 월급을 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역시 재력에 민감한 트럼프를 압도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했다.

문제는 억만장자 간 '전쟁'의 유탄을 맞는 쪽이 민주당이란 점이다. 선거 비용 상승의 부담을 안게 된 대선 주자들은 물론 11월 총선 출마자들까지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한다. 그러자 블룸버그는 최근 "내가 후보가 안 되더라도 민주당의 최종 후보 지명자에게 10억달러(1조1670억원) 이상 지원하겠다"고 달랬다.

역대급 돈 폭탄을 쏟아붓는 블룸버그의 여론 지지율은 현재 7%로 민주당 주자 중 5위를 달리고 있다. 두 달 전 5%로 출발했는데, 쓴 돈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좋은 편은 아니라는 말도 나온다.

[정시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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