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왼쪽), 조원태

한진칼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판하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KCGI는 21일 "조원태 회장이 자신의 총수 자리 지키기를 위해 한진그룹의 주력 기업인 대한항공의 임직원들까지 동원하는 전근대적인 행태를 펼치는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이 오는 3월 대표이사 연임 안건을 다룰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대한항공 임직원 여러 명을 한진칼로 파견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KCGI는 "(임직원 파견은) 총수 개인의 이익을 위해 대한항공의 인력과 재산을 유출한 것"이라며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이며, 파견법 위반의 소지도 크다"고 했다.

KCGI는 "대한항공은 최근 임원 감축과 희망퇴직 등 내부 인력 감축을 진행하는 등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 책임을 떠안고 있다"며 "자신의 연임을 위해 대한항공 임직원들을 한진칼로 파견하는 것은 한진그룹의 발전보다 자신의 지위 보전에만 연연하는 것으로서 조속히 시정돼야 한다"고 했다. KGCI는 대한항공의 부당지원·불법파견 의혹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회장에게 "건전한 경영에 해가 되는 위법행위를 즉각 중지하고 공정하게 한진칼 주주총회에 임해 기업가치의 보존과 제고를 위해 힘써 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계열사 간 인력 파견은 다른 기업에서도 통상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적법한 형식"이라고 밝혔다.

KCGI가 조 회장의 경영 행태를 정면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CGI가 공개적으로 조 회장을 비판하면서 주총에서 조 회장 이사 연임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강한 기자;신수지 기자(sjsj@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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