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설 연휴 기간 동안 밥상머리 민심을 청취하고 21대 총선 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은 20대 국회의 행태에 실망하면서 21대 총선에서는 대거 물갈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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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염증' 국민, 21대 총선에선 구태 정치 '스페어' 처리할 수도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하나뿐인 Spare, 너만 남았어. 쓸 만큼 써버린 낡은 건 보내줘야지 아낌 뭘 해, 닳고 닳아 거친 갈 길을 버틸 수가 없을 거야~'
가수 윤종신이 월간 윤종신 1월호로 내놓은 'Spare'(Feat. 염따)의 일부 가사다. 유튜브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들춰보다 우연히 보게 됐다. 특히 이 노래가 더 가슴에 와닿은 건 윤종신이 이 노래를 만든 배경과 제목 관련 설명 때문이기도 하다.
"문득 나는 내게 주어진 스페어를 이제 막 갈아 끼운 게 아닐까. '이방인 프로젝트'가 바로 그렇게 갈아 끼운 타이어로 달려야 하는 새로운 길이 아닐까, 이제 내겐 남은 타이어는 없으니 나는 이대로 쭉 달려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사람마다 스페어를 교체하는 시기가 다를 텐데, 저는 그걸 50이 되어서 한 거죠. 물론 스페어니까 조심하면서 아끼면서 달리고 싶지는 않아요. 타이어가 깨끗하고 말끔하다면 그건 내가 충분히 달리지 않았거나 너무 고운 길로만 다녔다는 뜻일 테니까.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달리고 싶어요. 만약 눈 감을 때 타이어가 너무 새것 같으면 아깝고 억울할 것 같거든요. 처음 갖고 태어난 타이어는 잘 소진한 것 같고, 이제 스페어도 잘 소진해보려고요. (웃음)"
음악, 방송 등에서 승승장구하던 그가 모든 걸 내려놓고 미국으로 떠난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과감한 결단이면서 용기다. 새로운 도전이면서 충전이겠지만, 나이 50에 그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물론 일부에서는 삐딱한 시선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그의 내려놓는 용기가 참 멋지다.
가수 윤종신은 최근 월간 윤종신 1월호로 랩퍼 염따와 함께 작업한 'Spare'를 공개했다. /'Spare' 뮤직비디오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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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멋진 결정과 스페어타이어를 인생에 대비한 발상에 공감하며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떠올랐다. 과연 정치권은 국민을 위해 스페어로 갈아 낄 만큼 달려왔을까. 또, 정치를 바꾸겠다고 출마를 선언한 이들은 4년의 임기 동안 스페어타이어까지 갈아 끼울 만큼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여전히 이 물음의 답은 회의적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
4년 전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그들은 얼마나 호소했나를 생각해본다. 경제, 교육, 사회, 갈등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며 국회에만 가면 해결하겠다고 '한 표'를 부탁했다. 그런데 4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국회에 대한 평가는 '놀고먹는 국회'라는 성적표가 아닌가.
따라서 21대 총선은 유권자인 국민의 심판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그렇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국민의 이런 선택으로 국회에 들어간 이들이 전혀 개혁에 앞장서지 못 하게 하는 조직적 카르텔이다. 총선을 앞두고 영입되거나 국회에 입성하겠다는 정치 신인들은 떼거리 정당 문화를 과감하게 지적하고 무리한 당론에 반대해 오롯이 국민만을 위할 수 있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21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1년 4개월 만의 해외 체류를 끝내고 지난 19일 귀국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19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으로 나오는 안 전 대표. /이덕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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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면 우리 민족 고유의 설이다. 설 밥상머리 대화에서 정치가 빠진 적은 없다. 각 정당도 밥상머리 정치를 통해 선거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설이 지나면 야당은 분명 '민심은 여당과 문재인 정부의 심판을 원한다'고 할 게 뻔하다. 여당은 '검찰개혁과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실어주자는 민심이 지배적이었다'라고 밝힐 것으로 전망해본다.
또, 1년 4개월여 만에 정치에 복귀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나 군소정당은 '양당제의 패해'를 언급하며 중도보수, 중도개혁 등의 대안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을까 싶다. 안 전 대표나 이들 정당은 스페어가 아닌 얼터너티브(Alternative, 대안)를 자초하면서 말이다.
국민은 4년마다 낡은 타이어를 스페어로 갈아 끼우거나 새 차로 바꾸는 수고를 한다. 이번 선거는 그 교체의 폭이 더 넓을 것으로 본다. 스페어타이어로 갈아 끼우는 차원이 아닌, 볼링 경기에서 1투 후 남은 2투에서 핀을 모두 처리하는 '스페어'일 수 있다. 여야 모두 설 밥상머리 민심을 경청하고 경각심을 좀 가지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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