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한 선다 피차이 구글 CEO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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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개발ㆍ제공하고 있는 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선다 피차이(47)가 20일(현지시간) AI 기술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피차이 CE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AI에 규제가 필요한 이유’를 통해 “내 마음속에 AI는 규제돼야 한다는 생각은 확고하다”며 “다만 어떻게 접근하느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구글의 성과인 'AI를 이용한 유방암 진단 서비스' 등을 소개하면서도 "하지만 기술의 밝은 부분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피차이는 "인터넷은 전세계 모든 사람들을 서로 연결해줬지만,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을 더 쉽게 만든 측면이 있다"며 "내연기관은 사람들의 자신의 지역사회를 넘어 어디든 여행할 수 있게 했지만, 많은 사고로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딥페이크(Deepfake)와 안면 인식기술의 오용 위험성을 경고했다. 딥페이크는 인공 지능을 기반으로 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로, 학습 기술을 사용해 기존의 사진이나 영상을 원본이 되는 사진이나 영상에 겹쳐서 만들어낸다.
미국의 유명 방송인인 킴 카다시안이 등장하는 이 영상에서 카다시안은 "나는 사람들을 조종해 돈을 버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목소리와 얼굴을 합성한 가짜 영상이다. [사진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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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연예인의 얼굴에 성인물 영상을 합성한 딥페이크 포르노 영상이 확산하면서 큰 사회적 논란이 됐었다.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엠마 왓슨이나 ‘원더우먼’의 주인공 갤 가돗 등 유명 헐리우드 여배우들이 피해를 봤으며, 한국의 아이돌가수 설현도 자신의 딥페이크 영상 제작·유포자들을 고소하기도 했다.
안면 인식기술은 특히 중국 정부가 감시체제를 확고하게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발·보급하고 있는 AI 서비스 중 하나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호주 등이 안면인식 기술 규제를 고려하고 있다. 미국은 비교적 ‘소프트 규제’를 선호하고 있는 반면, EU는 얼굴 인식기술을 공공부문에 5년은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등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고 있다.
피차이는 이런 AI 기술의 ‘위험 가능성’과 ‘사회적 기회’의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구글은 (AI 기술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엄격하게 시험하고,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시하며, 기술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정부의 규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구글이 "AI에 대한 규제는 국제사회가 협력할 때 효과를 낼 수 있다"며 "국제적 표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다 피차이는 2004년 구글에 입사해 약 10년 만에 구글 CEO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인도계 미국인인 그는 인도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석사를 미 스탠퍼드대와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마쳤다.
2014년 구글의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에서 CEO로 스카우트제의가 들어왔으나 거절했다. 이후 1년 만인 2015년 구글의 CEO로 낙점됐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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