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보 앞서간 노무현의 반보 뒤에서 정치를 배우다
서갑원|352쪽|미래의창
청와대 경호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상석이 아닌 옆자리에 앉아 담소를 나누시며 티타임을 가지고 있다(사진=서갑원 제공). |
저자는 노 전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한 참모다. 노 전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됐던 측근이자 정치적 고난의 시기를 함께했던 동지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노 전 대통령과의 소소한 일상과 우리가 몰랐던 인간적 면모, 국가 정책 추진의 디테일 등을 빠짐없이 기록하고 있다. 드라마틱했던 2002년 대선 당시의 숨은 뒷이야기, 국회의원 시절의 이야기도 함께 담았다.
노 전 대통령과 얽힌 에피소드들이 가장 눈에 띈다. 저자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는 반보 앞서 갔다고 말한다. 국민들이 안심하고 따라올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는 뜻이다. 저자는 비서관으로서 노 전 대통령의 뒤를 묵묵히 지켰다. 그가 ‘반보 뒤’에서 정치를 배웠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다.
저자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에게 비서는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 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옆자리에서 의견을 내고 토론을 해야 하는 사람이었다. 이처럼 정치인에게 중요한 것은 허세나 형식이 아닌 현실과 실용임을 배울 수 있었던 것도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두 차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우여곡절을 겪었던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에 대한 각오를 함께 전한다. “제가 늘 경계하고 새기는 두 개의 덕목이 있습니다. ‘초심’(初心)과 ‘하심’(下心)입니다. 공교롭게도 둘 다 자리를 뜻하는 말입니다. (중략)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오래된 통념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을 수정하겠습니다. ‘마음자리가 사람을 만듭니다.’ 처음 마음을 잃지 않고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를 유지하면서 국민의 반보 뒤에 서 있겠습니다.”
정치인이 쓴 책에 대한 평가는 읽는 이의 정치적 이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노 전 대통령을 전면에 내세운 이 책도 크게 다르지 않다. “순천의 봄은 당정청 3대 네트워크의 복원으로 이루어집니다”라는 선언은 관점에 따라 다소 노골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저자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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