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전연심사 연기 권고했지만 그대로 진행
軍 "법령이 정한 후속절차…진술기회 보장됐어"
[서울=뉴시스]국방부 청사. (뉴시스DB) |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군(軍) 복무 중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육군 부사관의 전역 여부를 결정하는 전역심사위원회가 22일 열린다.
전날 국가인권위원회가 육군 전역심사위원회 개최 연기를 요청하는 긴급구제를 권고했지만, 군 당국은 강행키로 결정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예정대로 전역심사위원회를 진행한다고 인권위원회에 통보했다"며 "이미 공지된대로 오늘 오전 9시30분께 전역심사위원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심신장애에 따른 전역심사는 의무조사 결과에 따라 법령이 정한 후속절차"라며 "심사 대상자인 본인이나 법률대리인 등이 참석해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해당 부사관의 전역여부는 이르면 이날 오후 중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하사는 군 복무 중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성이라는 것을 알게된 뒤, 심리 상담과 호르몬 치료를 받다가 결국 지난해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A하사는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여군으로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부대 복귀 후 군 병원에서 받은 의무조사 결과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받아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됐다.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A하사는 가족관계등록부상 성별을 여성으로 정정하기 위해 관할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를 신청하고, 이를 근거로 지난 16일 오후 전역심사 연기를 신청했지만 반려됐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16일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한 육군 부사관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 소장은 해당 부사관이 여군으로 복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트랜스젠터 부사관의 탄생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육군은 부사관에 대한 전역 여부를 심사할 계획이다. 2020.01.16. photocdj@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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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군인권센터는 지난 20일 A하사가 법원의 성별 정정 결정 이후로 전역심사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육군참모총장이 이를 반려했다며, 이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인권침해라 판단해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인권위원회는 전날 21일 군인권센터의 긴급구제 신청을 받아들였다.
인권위는 현역복무 중 성전환자에 대한 별도의 입법이나 전례가 없고, 성전환 수술행위를 신체장애로 판단해 전역심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은 성별 정체성에 의한 차별행위 개연성이 있다고 봤다.
또 전역심사위원회 회부 절차는 결과적으로 피해자의 기본권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 될 수 있고, 전역심사위원회에서 전역으로 결정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발생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군인권센터는 인권위 권고 결과에 대해 논평을 내고 "국방부는 긴급구제 권고를 수용해 A하사의 전역심사기일을 법원의 성별정정 신청 결정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남성의 성기가 없다는 점을 명분 삼아 트랜스젠더 여성을 조직에서 쫓아낸 부끄러운 역사를 남기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sj8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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