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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네팔 눈사태 생존 교사 귀국 "엄홍길과 일한 가이드 믿고 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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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네팔 해외교육봉사단 3팀 소속 수석 교사 A씨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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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안나푸르나에서 눈사태를 맞아 실종된 4명의 교사가 속했던 충남해외교육봉사단 3팀 소속 교사 6명이 22일 오전 귀국했다. 팀의 수석 교사인 A씨는 “포터(가이드)가 ‘엄홍길 대장과도 일해본 적 있다’고 했다”며 “사고가 날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눈사태가 난 지점에 대해 전문가들은 트레킹에 나섰던 교사들의 생각과 달리 ‘고위험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씨는 “네팔 포터(가이드)가 ‘엄홍길 대장한테서도 배운 적이 있고, 같이 일해본 적이 있었다’고 할 정도로 전문가였다”고 말했다. 전문가의 인솔이라고 믿었던 만큼,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것은 예측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눈도 안 오고 맑았는데, 새벽에는 별도 보였다"



A씨는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밤새 내리던 눈도 그쳤는데 ‘더 이상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로 가는 건 무리다’라고 해서 회의로 ‘내려가자’고 결정했다”며 “눈이 안 오고 맑은 상황이었고, 새벽에는 별도 있었는데 내려오던 중 갑자기 눈사태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A씨는 직접 사고 상황을 보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사고 징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 A씨는 “교육봉사 일정도 있었고 눈도 많이 와서 ABC로 올라갈 수 없었기 때문에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선두그룹과의 거리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많은 거리를 두진 않았는데 6~9m 정도 거리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특수부대·엄홍길 대장 구조에 투입



지난 13일 출국한 3팀은 건강 문제로 2명을 제외한 9명이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나섰다가 17일(현지시간) 오전 데우랄리 산장 인근에서 하산 도중 눈사태로 교사 4명과 네팔인 가이드 2명이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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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에서 실종된 한국인 수색에 나선 네팔 전문 구조팀이 20일(현지시간) 금속탐사장비를 이용해 사고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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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에서는 네팔군 특수부대 구조요원과 산악인 엄홍길 대장도 이들의 구조에 투입됐다. 현지 수색팀이 금속탐지기 수색을 통해 실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 2곳을 발견해 해당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구조 지원 총책임자인 네팔 카스키군의 카르키 경찰서장은 “좋은 날씨가 계속된다면 많은 인력을 현장에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당일 트레킹에 나서며 장비나 옷차림을 완벽하게 갖추고 갔다”며 “포터가 물이나 음식과 같은 먹을 것도 충분히 싸 가지고 갔다”고 말했다.



"국민께 심려끼쳐 죄송하다"



A씨는 국내의 일부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명을 공개하는 게 매우 부담스럽고 힘들다”며 소속과 이름, 나이 등을 취재진에 밝히지 않았다. A씨를 제외한 다른 교사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응하지 않고 인천공항을 빠져나갔다.

A씨를 포함해 22일 귀국한 교사들은 충남교육청 인솔 아래 바로 병원으로 향할 예정이다. 충남교육청은 이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심리 치료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교육청 관계자는 “간단히 검사만 받고 퇴원을 하기보다, 좀 더 시간을 두고 치료를 받아야 할 것 같다”며 “당장 오늘 퇴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후연·박건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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