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이 사람간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 되면서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등 비상이 걸린 가운데 21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응급실 앞에 중국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관련 안내문이 내걸려 있다. 2020.01.21. semail3778@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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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우한 폐렴'의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인정했다. 중국인 수억명이 최대 명절인 춘절 기간(24~30일)에 맞춰 세계여행을 떠난 상태라 지구촌 전체의 방역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21일 중국 보건당국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까지 우한 폐렴에 감염된 환자는 218명으로 집계됐다.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4명이다. 중부 후베이성 우한시를 넘어 수도 베이징과 광둥성, 상하이까지 번지며 전국적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폐렴은 초기 환자의 대다수가 우한시에서 집단으로 발생해 우한 폐렴으로 불린다. 우한시가 중국 중부에 위치한 인구 1100만명의 대도시이자 교통 중심지라는 점에서 추가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특히 광둥성에서 확인된 환자 2명의 경우 우한시에 갔던 적이 없었지만, 우한시를 방문한 다른 가족으로 인해 폐렴이 전염됐다. 우한시에서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 15명도 폐렴 확진 판정을 받으며 ‘사람 간 전염’이 기정사실화했다.
중국 보건당국도 이를 공식 인정했다. 중국 국가보건위원회 소속 중난산(鐘南山) 보건방역팀장은 전날 중국중앙방송(CCTV)에 출연해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전염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중난산 팀장은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규모를 밝히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전문가다. 그는 “확산을 통제하는 열쇠는 수퍼 전파자의 출현을 막는 것”이라며 “아직까지 특별한 치료법은 없으며 동물실험을 몇 가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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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폐렴 전염 경로, 주로 ‘손과 공기’ 통해 원인균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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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20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베이징 철도역 앞에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이 수도 베이징에서도 발생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연휴를 맞아 수백만 명이 열차와 비행기를 이용하는, 중국에서 가장 인구 이동이 많은 시기와 겹쳐 대규모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2020.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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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의 원인인 코로나바이러스는 주로 동물 사이에 전염되는 바이러스다. 종종 인간에게 전염되는 변종이 등장하는데 대부분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간다. 하지만 사스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처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위험한 종류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백신이나 치료약이 따로 없다. 해열제나 진통제 등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결국 환자가 자체 면역력을 통해 서서히 회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임산부나 노인, 평소 건강이 좋지 않았던 사람들의 경우 특별히 유의해야 한다.
현재까지 우한 폐렴으로 사망한 4명 중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1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각각 61세·69세·89세로 모두 고령자였다. 이들은 평소에도 만성 간질환이나 극심한 심근염을 앓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았다.
국내에서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 국적의 35세 여성은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현재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폐렴 소견 없이 안정적인 상태라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는 되도록 피하고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이나 코, 입을 만지는 일도 자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폐렴 원인균을 만진 손으로 코나 입을 만지면 균이 구강 또는 비강 내에서 증식하게 된다. 여기서 나온 오염된 분비물이 기도를 타고 폐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면서 폐렴을 유발한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면 공기를 통해 타인에게 바로 감염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 수면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며 외부활동 때는 반드시 방역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특히 폐렴이 의심될 때는 가까운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로 폐 사진을 찍어볼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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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4시간 비상모드…“사람간 전염 판단하기는 정보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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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노형욱 국무조정실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확진 관련 관계 차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1.20. 20hwan@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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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며 범정부적 대응에 나섰다. 설 연휴에도 비상모드가 유지된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위기 종료 시까지 환자감시체계를 강화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우한 폐렴이 지역사회에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도 방역대책반을 구성하고 접촉자에 대한 보건소 능동감시 체계를 운영한다.
경찰청과 법무부는 관련 정보시스템을 활용해 접촉자를 신속히 파악하고 국토교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여행업계 등 민간과 소통을 지원한다. 외교부는 재외공관을 통해 현지 국민을 보호하며, 국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환자에 대해선 해당국 주한대사관과 소통한다.
의료기관에서는 호흡기 질환자가 내원할 경우 우한시 방문 여부 등을 확인해 선별진료 및 의료기관 내 감염관리를 강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로 의심될 경우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로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우한 폐렴 발생 초기부터 철저히 감시 대상자와 접촉자를 관리한 만큼 국내에 급속전파나 의료진 감염 등의 문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사람 간 전염 가능성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표시했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중국 정부가 초기에는 사람 간 전파 근거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가 점차 사람 간 전파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그러나 어느 수준인지 판단하기에는 정보가 제한적"이라고 했다.
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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