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8 (월)

[오늘의 투자전략] “우한 폐렴, 증시 영향 제한적…삼성전자 시총 상한제로 자금 유출 가능성”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투데이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폐렴이 중국 전역에 확산하면서 증시에도 여파가 미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전날 일제히 하락 마감하는 등 우려가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22일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영향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히려 이런 시기일수록 견고한 실적을 보이는 기업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30%를 넘기면서 시가총액 상한제를 조기 도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그 규모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전일 한국 증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일명 우한 폐렴이 확산되자 중국 내수 부진 우려가 높아진 데 따른 부정적인 영향으로 1% 넘게 하락했다. 특히 춘절을 앞두고 대규모 중국 관광객 유입 기대가 약화되자 관련 종목들이 하락을 주도했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2003년 사스(SARS)와 2015 년 메르스(MERS) 사태 당시 주가 흐름이다. 2015년에는 한국 내수시장을 부진하게 만들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고, 2003년에는 1월 한달 동안 한국 증시는 5.7% 하락한 바 있다. 당시 중국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유럽도 4~5% 내외 하락했다. 이후 관련 우려가 확산되며 10% 넘게 성장률을 보이던 중국 경제가 위축 될 수 있다는 분석의 영향으로 2003년 1분기 동안 한국과 유럽은 15%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조정이 질병 관련 이슈로 인한 결과만은 아니다. 2003년에는 한국 신용카드 대란, 이라크 전쟁 등이 있었고, 2015년에는 그리스 이슈 및 중국의 급격한 위안화 절하 발표라는 악재성 재료가 있었기 때문에 변동성이 컸다.

따라서 앞선 사례에서처럼 리스크 요인이 한꺼번에 유입되지만 않는다면, 지수 변동성이 확대될 개연성은 높지 않다. 향후 야기 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은 오히려 △미ㆍ중 2 차 무역협상 불확실성 △대선 앞둔 미국 정치 불안 △이란 등으로 인한 중동 리스크 △브렉시트 등이다.

그러나 대부분 최근 완화되는 경향을 보이거나 시간을 길게 소유 되는 경향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즉 우한 폐렴 문제는 단기적으로 차익 욕구를 높일 수 있으나 그 폭은 제한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보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전일 장 중반, 한국거래소가 2월 삼성전자에 코스피200 시총 비중 상한 캡을 도입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삼성전자의 신고가 경신으로 코스피200 내 비중이 상한선인 30%를 줄곧 상회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 상한 비율(CAP)은 5월과 11월 기준으로 정해지지만, “특정종목의 편입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져 연계상품 운용이 곤란한 경우에는 정기조정 전이라도 수시로 CAP을 조정할 수 있다”는 코스피200 방법론에 따라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시총 상한제가 적용된다면 23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판매 패시브 펀드 내 삼성전자 비중 조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CAP 계수의 기준이 되는 시가총액이 3개월 평균이기 때문에 실제 적용 CAP은 그보다 작을 전망이고, 20일 기준 해당 수치는 29.8%로 30%를 살짝 하회한다.

코스피200 추적자금 규모를 50조 원으로 가정하면, 적용 CAP에 따라 삼성전자 내 패시브 자금 유출 규모는 1조5000억 원까지도 추정 가능하다. 삼성전자 일평균 거래대금이 7800억 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수급에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불어 해당 제도가 한국 내 판매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다는 점 역시 CAP 적용으로 인한 자금 유출 강도가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한편 CAP 적용으로 인한 패시브 자금의 비중 축소는 보통주에만 해당되기에 현재와 같은 상승세에서는 삼성전자 우선주나 선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IT HㆍW(반도체)업종의 상승세가 연초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중장기 수요 회복 기대를 기반으로 외국인 순매수도 집중되고 있다. 다만 연초 이후만 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대에 달하는 수익률(고점 기준)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지표들의 과열 신호가 등장하고 있다. 또 전일은 삼성전자에 대한 30% 룰이 다시 이슈가 되면서 차익 실현의 빌미로 작용하기도 했다.

부담스럽게 보이는 부분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국내 증시 상승의 주도주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시총 비중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는 점이다. 전체 시총 기준으로 두 종목의 합산 비중은 30.4%까지 상승했다. 주도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언급했던 바와 같이 이들의 주도력 발현 배경은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고 이는 미시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익 전망치에 투영된다고 볼 수 있다. 실제 IT 섹터의 이익 전망치 개선 구간에서 시총 비중이 높아지는 모습이 뚜렷한데, 경험적인 관점에서 보면 해당 종목들의 비중 확대가 일단락되는 것은 주당순이익(EPS) 회복세가 둔화되는 국면이다. 적어도 사이클 측면에서 보면, EPS의 회복은 아직 전반부로 보여진다.

매크로 측면에서 접근하면, 미국의 제조업 경기지표의 흐름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국내 IT 섹터의 주요 생산 품목인 반도체의 직접적인 수출처는 중국이지만, 최종 수요는 결국 선진국, 특히 미국의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주 미국에서 발표된 경제 지표 가운데 필라델피아와 뉴욕, 두 지역 연준의 제조업 지표가 있었다.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는 12월 2.4pt에서 17pt로 급등세를 보였고, 뉴욕 연준의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도 급등은 아니지만 3.3pt에서 4.8pt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두 지표 모두 컨센서스 이상의 개선이다. 해당 지표들은 한국의 반도체 재고 사이클과 역의 방향으로 높은 상관성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미국 제조업 지수의 반등은 결국 지난 7월 고점을 통과한 한국의 반도체 재고지수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재가 될 수 있다. 더불어 반도체 재고 사이클은 IT 섹터의 EPS 전망치와 역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만큼 추가적인 이익 전망치 개선 가능성을 타진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또 한 가지 IT 섹터의 이익 전망치와 관련해 긍정적인 소재는 바로 미국 IT 관련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사이클이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대표 기업들의 반도체 제품의 주요 수요처, 전방 산업 중 하나는 결국 미국 IT 섹터와 통신ㆍ커뮤니케이션 섹터의 CAPEX 활동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기술적 부담과 더불어 높아진 시총 비중이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12M Fwd PER이 13.7배로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해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추가적인 이익 전망치 개선을 기대하게 만드는 소재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이 같은 부담을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IT 섹터의 긍정적인 퍼포먼스는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투데이/이다원 기자(leedw@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Copyrightⓒ이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