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제성장의 특징 중 하나는 정부와 민간의 성장기여도가 10년 만에 역전됐다는 것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0%다. 주체별 성장기여도는 민간이 0.5%포인트, 정부가 1.5%포인트였다. 지난해 우리 경제가 2% 수준의 성장을 하는 동안 정부에 크게 의존했음을 의미한다.
정부 성장기여도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민간보다 높아졌다. 2000년대 들어서는 두 번째 있는 이례적인 일이다.
민간 성장기여도는 2018년 1.8%포인트에서 지난해 0.5%포인트로 크게 약화됐다. 같은 기간 정부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에서 1.5%포인트로 높아졌다.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경기둔화, 반도체 수출 부진이 맞물리면서 민간 성장모멘텀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민간투자에 해당하는 총고정자본형성 성장기여도는 -1.6%포인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성장률을 끌어내린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민간소비 성장기여도는 2018년 1.3%포인트에서 지난해 0.9%포인트로 떨어졌고, 순수출도 1.1%포인트에서 0.9%포인트로 성장기여도가 낮아졌다.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된 상황에서 정부가 확장적 재정을 통해 경기안정화에 나선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감안하면 결국엔 민간부문 성장모멘텀 살리기가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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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분기 마이너스 충격, 올해 반복될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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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화물터미널에서 수출물품이 화물기에 적재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시장의 먹구름이 걷히길 기원하는 태양이 힘차게 떠오르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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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1.2% 증가했다. 민간과 정부가 각각 0.2%포인트, 1.0%포인트를 책임졌다.
2018년 4분기와 비슷한 상황이 그려졌다. 2018년 4분기 실질 GDP는 전기대비 0.9% 증가했다. 민간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 0.3%포인트였고, 정부가 1.1%포인트를 나타냈다.
지난해 1분기 사정은 정반대였다. 지난해 1분기 실질 GDP 증가율은 -0.4%였다. 민간 성장기여도가 0.1%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정부 성장기여도가 -0.6%포인트로 급감했다.
'역기저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올해 1분기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지난해 4분기 정부 성장기여도가 크게 높아져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보다 더 많이 써야 성장기여도가 플러스를 유지할 수 있다.
정부도 상황을 모르지 않는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10일 '1차 재정관리점검회의'에서 "지난해 1분기 정부 성장기여도가 부진했던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1분기부터 재정집행 속도 제고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고은 기자 dorem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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