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상법·국민연금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정부가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한 견제기능이 강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면서, 오는 3월 주주총회부터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주주‧기관투자자의 권리 행사를 강화하고, 이사‧감사의 적격성을 제고하기 위한 상법‧자본시장법‧국민연금법(3개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22일 밝혔다.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5%룰로 불리는 '주식 등의 대량보고·공시의무'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5%룰은 투자자가 상장사 주식 등을 5% 이상 보유하게 되거나 이후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는 경우 5일 이내에 보유목적과 변동사항을 상세 보고·공시하도록 한 규정이다.
이와 함께 개정된 국민연금법은 국민연금 내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제고도 도모했다. 기금운용 전문성을 높이고자 운용 중인 기금운용위 산하 전문위원회를 법제화하는 것이 개정안 핵심이다.
또 투자정책전문위원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험관리·성과·보상 전문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별로 위원 9명을 두고, 특히 가입자 단체가 추천한 민간 전문가를 상근 전문위원으로 위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개정한 상법 시행령은 상장회사 주주총회 내실화에 무게를 뒀다. 상장회사의 주주총회는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임에도 불구하고, 주주의 내실 있는 의결권 행사가 다소 어려워 주주총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평가가 그간 있어왔다.
이번 개정을 통해 주주총회 소집 통지시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도 함께 제공하도록 하여 주주가 주주총회 전에 회사의 성과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도록 했고, 전자투표 시 본인인증 수단을 핸드폰, 신용카드 인증 등으로 다양화했다.
또 전자투표를 통해 의결권을 행사한 경우 전자투표 기간 중 이를 변경하거나 취소할 수 없었는데 변경 및 취소가 가능하도록 했으며, 전자투표 인터넷 주소 등을 알지 못해 의결권 행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인터넷 주소, 전자투표 기간을 주주들에게 사전에 별도 통지하도록 했다.
임원후보자에 대한 충실한 검증기반도 마련했다. 주주총회 소집 공고 시 △후보자의 체납사실 △부실기업의 임원으로 재직한 적이 있는지 여부 △법령상 결격 사유 유무도 함께 공고되도록 하여 임원후보자에 대한 충실한 검증기반을 마련했다.
사외이사 독립성을 높이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이번 개정으로 특정 회사의 계열사에서 퇴직한지 3년(기존 2년)이 되지 않은 자는 해당 회사의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하고 한 회사에서 6년, 계열사 포함 9년을 초과하여 사외이사로서 근무하는 것을 금지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주주활동이 활발해지는 추세를 감안해, 주주활동의 강도에 따라 ‘주식 등의 대량보고․공시의무’를 합리적으로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는 시장의 요구도 반영됐다.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의 범위를 명확화하고, 경영권과 무관한 경우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와 ‘단순투자’로 세분화하고 보고․공시의무를 차등화했다.
개정된 3개법 시행령은 대통령 재가를 거쳐 상법‧국민연금법 시행령은 공포 후 즉시,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내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주주총회 시즌 전 개정이 완료됨에 따라 제도개선 효과가 시장에 즉각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시장에 정착시키고, 기업의 건전한 경영을 유도하는 시책들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종호 기자 sunshine@ajunews.com
송종호 sunshin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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