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0회 세계경제포럼(WEF)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국무총리와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다보스/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를 논하는 자리에서 자국의 경제 성과를 치켜세워 눈총을 받았다.
2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전 세계의 모범이라고 자화자찬하며 기업의 미국 투자를 호소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3년 전보다 훨씬 더 좋은 상태에 있다”면서 일자리, 임금, 주식시장에서 나타난 기록적인 성과들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과가 감세, 규제 완화, 관세 부과 등 지난 3년간 자신이 추진한 미국 예외주의와 일방주의의 결과라고 자찬했다.
CNN은 다자주의와 세계 최대 난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미국 대통령이 자국 경제 성과를 자랑하는데 시간을 할애했다고 지적했다. 올해 다보스포럼의 핵심 의제는 ‘기후변화’로, 그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트럼프는 보란 듯이 환경운동가들을 겨냥해 비관론적 예언가들이라고 폄훼했다. 그는 “지금은 비관할 때가 아니라 낙관할 때”라며 “엄청난 기쁨과 희망, 낙관과 행동의 시기이기 때문에 두려움과 의심은 좋은 사고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와 가스 생산국임을 자랑하면서 환경주의자들의 종말론적 예측을 대수롭게 여기지 말라고 주장했다. 수십 년 동안 계속된 지구 파괴 음모론이 현실이 된 적이 없다면서 그들은 어리석은 점쟁이의 상속자라고 깎아내렸다.
그는 오히려 세계가 처한 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과 혁신의 잠재성을 끌어안으라고 강조하면서 시장 경제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로빈 니블렛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소장은 “트럼프의 말과 행동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면서 “아무도 트럼프가 세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고 혹평했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도 “다보스에 참석한 트럼프가 반(反)다보스라는 게 우스운 일”이라면서 “그는 이벤트, 세상의 관심, 부와 권력의 집중을 원할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트럼프의 어린 ‘정적’으로 주목됐던 스웨덴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이번에도 연사로 나서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 지도자들의 무심함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툰베리는 기후변화가 얼마나 긴급한 당면 과제인지 세계가 아직도 알지 못하고 있다며 “나무 심기와 과학의 발전을 기다리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무 1조 그루 심기’에 동참하겠다고 말한 데 대한 비판이었다.
[이투데이/김서영 기자(0jung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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