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국인 관광객 입국 전면 조치
관광 통한 외화 수입마저 중단한 셈
보건·방역체계 전무…전염병은 재앙
국경 차단 외에는 사실상 대응책 없어
중국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중앙TV는 21일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선중앙TV 캡처로, 보건성 관계자들의 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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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를 예방하기 위해 외국인 관광객 입국 전면 금지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대북제재 정면돌파전을 선포한 북한은 '관광'을 경제발전의 핵심동력으로 삼고 총력전을 기울여왔다. 그런 북한이 관광객 수용을 중단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에 있는 북한 전문 여행사 '영파이오니어 투어스'는 21일 자사 홈페이지에 "북한 당국이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1월 22일부터 모든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잠정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북한 전문 여행사 고려투어 역시 같은 날 "북한 당국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국내로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 관광의 임시적으로 중단된다고 밝혔다.
북한이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것은 지난 2014년 '에볼라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북한이 관광을 통한 외화수입을 포기하면서까지 국경을 차단한 데에는, 전염병이 국가체제 자체를 뒤흔들 수 있다는 공포감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보건·방역체계는 사실상 세계 최악의 수준이다. 미국의 존스 홉킨스 보건안보센터와 핵위협방지구상(NTI)가 지난해 발표한 '2019 세계 보건안보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보건안보 역량은 전체 195개국 중 193위에 머물렀다. 비상 대비와 대응 계획, 대응 계획 훈련, 경보 체계 인프라 항목에서 모두 0점을 기록해 보건 대응 체계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전염병 대응책은 사실상 국경 차단 밖에 없는 셈이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중국에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 한창 유행이던 2003년에 평양과 베이징을 잇는 항공 노선을 차단했다.
에볼라가 발생한 2015년에는 외국인들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를 취소하는가 하면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하고, 에볼라 발생국가에서 입국하는 방문객들을 일정 기간 격리시킨 바 있다.
한편 이번 사태를 계기로 남북간 방역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 2조 4항에서 '남북은 전염성 질병의 유입 및 확산 방지를 위한 긴급조치를 비롯한 방역 및 보건·의료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다만 지난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때 남측은 북측에 꾸준히 협력을 제안했으나 북한은 끝내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10월 2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온천 달걀을 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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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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