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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환 기자] 기업들이 내부통제 환경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을 경우 '비적정' 감사 의견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정KPMG는 22일 발간한 '한미 내부회계관리제도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재무제표의 왜곡이나 수정과 관계없이 내부통제 환경 구축이 미흡한 사유만으로도 비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감사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의 ICFR(Internal Control over Financial Reporting) 감사 제도에 대한 통계와 비적정 의견 사례를 분석해 국내 제도와 비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사업연도에 미국에서 내부통제 제도(ICFR)에 대한 외부감사인 감사의견이 비적정이었던 217개 상장법인의 490개 사유 중 288개(58.8%)가 '내부통제 환경 구축 미흡'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에서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 검토의견이 비적정이었던 56개 상장법인의 140개 사유 중 내부통제 환경 구축 미흡은 9개(6.4%)로 조사됐다. 내부통제 환경이 구축되지 않은 사유로는 '회계 인력 및 전문성 부족', '정보기술(IT) 통제 또는 전산시스템 미비', '업무 분장 미흡', '공시 관련 통제 미흡' 등이 해당한다.
특히 한국은 재무제표 왜곡이나 오류 사유 없이 내부통제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반면 미국은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 중 20.6%가 재무보고를 위한 내부통제 환경 구축 미흡 사유만으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이 ICFR 감사를 처음 도입한 2004년(8.6%)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내부회계관리제도 제재 정책에서는 한국은 내부회계관리제도와 관련한 세부적인 위반사항까지 규제를 하는 반면 미국은 세부적 위반사항에 대해 공시하고 중지 명령을 하되 상당한 시정 기간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세봉 삼정KPMG 내부회계관리제도 고도화팀 리더는 "미국의 사례를 보면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 도입 후 한국도 내부통제 환경 구축이 미흡하다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비적정 의견을 받을 수 있다"며 "기업들은 내부회계관리제도 감사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환 기자 pj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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