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한국 소비자들의 89%가 자율주행차를 직접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권역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가 높게 나타난 반면 독일과 미국 등 유럽과 북미 지역의 소비자들은 아직까지 자율주행차 구매에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 발표한 딜로이트 그룹의 '2020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의 경우 전체 응답자의 89%가 자율주행 기술에 지불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7년 75%에 불과했던 수치보다 3년만에 14%포인트 높아진 비중이다.
올해로 12년째를 맞는 딜로이트의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연구 보고서는 미국과 중국, 인도, 독일, 일본, 한국 등 주요 20개국의 3만5000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다.
특히 이번 설문에서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지불 의사를 묻는 질문에 특히 한국과 중국, 일본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답변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조사에서 중국은 93%, 인도가 92%의 소비자들이 지불 의사가 있다고 답한 반면 독일과 미국 소비자는 각각 59%, 66%에 그쳐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주목할만한 점은 한국과 일본 소비자의 경우 자율주행차 기술에 대한 불신이 낮아져 지불 의향이 높아진 반면, 중국과 인도는 기술에 대한 불신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불 의사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글로벌 소비자들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비용 지불 거부 의사/자료=딜로이트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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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항목에서는 한국 소비자의 불신도가 2018년 54%에서 2020년에는 46%로 떨어졌다. 일본도 2018년 57%에서 2020년에는 47%로 10%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반면 중국은 2018년 26%에서 2020년 35%로, 인도도 47%에서 58%로 10%포인트 이상 불신도가 높아졌다.
조 비탈레 딜로이트 글로벌 자동차 산업부문 리더는 "첨단 자동차 기술에 대해 글로벌 소비자들이 의구심을 갖고 구매를 망설이는 기조가 지속되는 점을 감안할 때, 업계 관계자들은 자본 투자 대비 수익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소비자들의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연기관을 고수하는 소비자들의 경향이 옅어지고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소비자들의 친환경차 선호도는 2019년 43%에서 2020년 58%로 크게 높아졌으며 내연기관 강국인 미국(29%→41%)과 독일(37%→51%)에서도 신차 구매 시 친환경차 선호도가 뚜렷하게 개선됐다.
한편, 자동차 소유에 대한 인식 변화 조사에서도 국가별 답변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특히 인도의 Y세대(1980~2000년 출생), Z세대(1995~2002년 출생)의 64%는 "차를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변해 향후 가장 유망한 차량공유 시장으로 꼽혔다.
반면 오히려 한국은 베이비붐 세대가 "차량을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이 각국 베이비붐 세대들 중에서 가장 높게(41%) 나타났으며 반대로 Y·Z 세대가 자가 차량 보유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정희 딜로이트 컨설팅코리아 부사장은 "한국의 Y·Z세대가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자가차량으로 출근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세대의 차량 공유에 대한 역행적 태도는 모빌리티 사업자나 이를 계획하는 업체들이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별·세대별 "향후 자가 차량 보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답변 비중/자료=딜로이트안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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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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