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집행위원장은 22일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진보 논객으로 알려진 진 전 교수가 강한 발언들을 계속해서 쏟아내고 있는데 어떠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진 전 교수의 최근 모습은 지식인으로서 전범(典範)이다. 지식인은 마땅히 이래야 한다”며 “지식인이 어떤 권력의 부패한 모습, 권력과 언론의 결탁한 모습, 이런 것들을 봤을 때 민감하게 반응하고 비타협적으로 싸워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 전 교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지식인들, 언론들이 ‘나도 조국이다’ 이럴 게 아니라 ‘나도 진중권이다’ 이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며 “지식인이라면 마땅히 비타협적으로 권력과 불화하면서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어느 날 문제를 제기하고 어느 날 권력에 몸담고, 이런 모습들이 지금 숱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것들은 지식인으로서 절대 취할 자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진보의 분열이라기보다는 진보의 붕괴라는 생각이 든다”며 “과거 민주주의 진보를 외쳤던 분 중에 권력과 유착하고 권력에 기어들어가는 모습, 이런 것들이 진보의 외피만 썼을 뿐 결코 민주주의를, 그리고 인권을 표방할 분들은 아니다. 이런 분들이 있는 이상 진보의 민주주의의 미래는 없다”라고 밝혔다.
김 전 집행위원장과 진 전 교수는 최근 진보층 내부에서 조 전 장관을 비판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9월 진보 단체의 대표격인 참여연대에서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았던 김경율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반 동안 조 장관은 적폐청산 컨트롤 타워인 민정수석의 자리에서 시원하게 말아 드셨다”며 “윤석열 검찰총장은 서울지검장으로 MB(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사법 농단 사건,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사기 사건 등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조 장관)가 불편하냐, 후자(윤 총장)가 불편하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 글을 SNS에 올리기 하루 전 참여연대에 탈퇴 의사를 밝혔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오른쪽)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김경율 참여연대 전 공동집행위원장과 대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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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전 집행위원장은 전날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의원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중도실용정당 관련 논의가 있었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선 “2020년에는 절대 정치권에, 의회에 출마하는 일은 없겠다는 말씀드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제가 시민사회 일원이니만큼 중도나 실용, 이런 정치권의 언어에 대해선 관심 없다”며 “(안 전 의원이) 아무 말씀 없으셔서 오히려 제가 ‘신당 창당 하실 건가?’라고 물어보기조차 했다. (안 전 의원은) 신당 창당이란 외관을 따지기 보다는 본인이 필요한 곳에 몸을 담고 실행해나가겠다고 말씀하시더라”라고 전했다.
이어 “(조국 사태 관련) 진영논리에 휩싸이지 말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자. 저는 시민사회의 일원으로, 안 전 의원은 정치권에서 각자 갈 길을 가더라도 실용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이 필요하다는데 서로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집행위원장은 전날 오후 서울 중구 정동에서 안 전 의원 측 요청으로 만남을 가졌다.
안 전 의원은 “참 용기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추켜세웠고, 김 전 집행위원장은 “과찬이다. 지금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계속 생각했다”고 답했다.
안 전 의원은 1시간가량 비공개로 대화를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가지 정말 유익한 말씀을 들었다”며 “우리 사회가 공정한 나라가 되기 위해 어떤 점이 부족하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대화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정받는 나라, 반칙과 특권 없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각자 분야에서 노력하고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에 있을 때 조국 사태가 나면서 평소보다 10배 정도 연락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김 전 집행위원장의) 용기 있는 행동을 알게 됐다”며 “공정은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내 편이면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비상식적 생각이 우리나라를 어렵게 한다. 비상식 바이러스를 잡아야 우리나라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김 전 집행위원장 영입 의사에 대해선 “서로 각자 영역에서 최선을 다해서 자기 역할을 한다는 데 공감했다. 우리나라가 공정한 사회가 되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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