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발 악재 등으로 수백억원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올해 이스타항공 인수 추진으로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례적인 행보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최근 임직원 모두에게 개인당 100만원씩 격려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내부 게시판에 공지했다. 제주항공은 악화된 경영환경에서도 지난 한 해 임직원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격려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 입장에서 3000명이 넘는 직원에게 100만원씩 지급하면 어림잡아도 30억원이 넘는 자금이 소요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3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충분히 명분이 있다. 오는 25일 창립 15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단 그간 성과가 컸다.
제주항공은 2006년 6월 5일 김포~제주 노선에 취항하며, LCC(저비용 항공사)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이후 2017년 12월 LCC 최초로 연간 탑승객수 1000만명을 돌파했고, 2018년 2월에는 누적 탑승객 5000만명 고지를 밟았다. 또 LCC 중 처음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1999년 아시아나항공이 기업공개(IPO)한 지 16년 만에 이뤄진 국적항공사의 상장이었다.
2016년 5월에는 세부퍼시픽(필리핀), 녹에어(태국), 타이거에어싱가포르(싱가포르) 등 LCC 7곳과 함께 세계 최초의 LCC 동맹체인 '밸류 얼라이언스'(Value Alliance)를 결성하기도 했다.
2006년 118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18년 1조2594억원으로 10여년 만에 100배가 됐다. 2014년 3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 19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급성장했다.
다만 지난해 2분기 항공업계의 공급 증가로 인한 경쟁 심화, 여행수요 증가세 둔화, 환율 등의 변수로 20분기 연속 흑자 문턱에서 기세가 꺾였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매출액은 1조746억원, 영업이익은 122억원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전에 뛰어들었다가 고배를 마신 제주항공은 지난달 18일 이스타항공 인수 소식도 깜짝 발표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성사될 경우 양사의 시장점유율을 합치면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선 24.8%로 대한항공(23.6%)을 앞지르게 된다. 국제선 점유율 역시 19.5%로 아시아나항공(23.0%)을 위협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을 비롯한 LCC가 지난해 큰 실적 하락으로 성과급 등 보너스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며 “실제 현재까지 보너스 지급을 결정한 것은 제주항공이 유일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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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sadend@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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