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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北 "상대가 존중 않는 약속에 얽매이지 않겠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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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군축회의서 "美 적대정책 유지 땐 비핵화 없어"

"주권·국익 지키기 위해 '새로운 길' 찾아야 할 지도"

뉴스1

북한 인공기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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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북한이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국의 대북제재 해제 및 적대시 정책 철회를 거듭 요구하고 나섰다.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군축회의를 통해서다.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의 주용철 참사관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이 지난 2년 간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단했던 건 "미국과의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였다"며 "그러나 미국의 대응은 분단된 한반도에서 한국과 수십차례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주 참사관은 특히 "미국은 대화 재개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DPRK(북한)에 대한 적대 정책을 포기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DPRK의 발전을 막고 정치체제를 억압하려는 미국의 야심에 변함이 없다는 게 이제 분명해졌다. 우린 상대방이 더 이상 존중하지 않는 약속에 일방적으로 얽매일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대북제재를 "가장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라고 비난하면서 "만약 미국이 그런 적대정책을 유지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결코 없을 것이다. 미국이 일방적 요구를 강요하고 제재조치를 계속한다면 우린 주권과 최고 국익을 지키기 위해 부득이하게도 '새로운 길'(new path)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주 참사관은 "DPRK는 미국이 적대정책을 철회하고 한반도에 지속가능한 평화가 올 때까지 국가안보의 필수 전제조건인 전략무기를 계속 개발할 것"이라며 전략무기의 범위는 미국의 "향후 태도"에 달려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은 작년 10월 스웨덴에서 열린 비핵화 관련 실무협상이 결렬된 이후 미국 측에 대북제재 해제와 적대시 정책 철회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새로운 계산법' 제시를 요구하면서 북미 간 대화 자체를 거부해왔다.

북한은 이 과정에서 작년 말을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해야 할 시한으로 못 박기도 했으나, 미국 측은 '북한의 비핵화 약속 준수와 협상 복귀가 먼저'란 입장을 밝혀온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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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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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로버트 우드 군축담당 대사도 주 참사관 발언에 우려를 표시하며 북한의 협상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우드 대사는 "우리가 바라는 건 그들(북한)이 올바른 일을 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비핵화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제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등 4개항의 합의사항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아울러 그는 대북제재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이 보유한 무기체계는 우리(미국)와 다른 나라들의 안보에 실제적 위협이 된다"며 "미국은 북한에 안보상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 우린 그들의 밝은 미래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참사관은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장 폐쇄 등 비핵화 관련 조치에 "아무런 상응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미국에 속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올 상반기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 크로아티아의 베스나 바티스틱 코스 대사는 이날 회에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 복귀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중단을 촉구하면서 "EU는 북한의 구체적 행동이 있을 때까지 대북제재를 엄격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장근 주제내바 한국대표부 차석 대사는 "어렵게 얻은 대화 모멘텀을 유지·구축해가려면"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북미 간 협상의 조기 재개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은 협상 진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ys417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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