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예상 2.6% 성장 한참 빗나가
잠재성장률도 하회, 장기침체 우려
정부 지출만으론 성장 지속 어려워
올 무역분쟁 완화, 반도체 회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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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홍태화·박자연 기자] 작년 우리 경제성장률 2.0% 중 1.5%포인트가 정부 기여로 산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은 0.5%포인트에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10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작년 성장률은 사실상 정부가 만든 숫자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민간 부문은 침체 국면을 맞았단 분석이 나온다.
▶잠재성장률과 0.5~0.6%p 격차=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은 1.2%(전기대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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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성장률은 2.0%로 2009년(0.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소비와 투자 등 민간 경제 활력이 위축된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경기 부진 등의 대외 여건이 악화되는 이중고를 겪은 결과다.
작년 1월만 해도 한은은 작년 성장률은 2.6%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1년 뒤 결과는 예상치보다 0.6%포인트 감소로 나타났다.
한은이 추산한 잠재성장률(2.5∼2.6%)과도 적지 않은 격차를 보이면서 우리 경제가 실제로 성장할 수 있는 범위에 크게 도달하지 못한 것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작년 성장률이 2%로 낮아진 것은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무역 환경이 좋지 않았고 반도체 경기 회복이 지연된 데 따른 것”이며 “2016~2017년의 건설투자 호황 이후 두 해 동안 조정 과정을 거쳤고 수출과 투자 여건 악화를 거치면서 민간 부문은 굉장한 둔화 합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잠재성장률에 비해 크게 못미치는 성장을 기록했는데, 이는 수출과 투자 부진을 겪으며 민간이 힘을 못 쓰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지출에 의지해서 이 정도라도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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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살포’로 정부기여도 10년來 최대=문제는 2% 성장 역시 ‘살포’에 가까운 정부의 재정 투입 노력으로 이룬 것이란 점이다. 작년에 정부의 소비와 투자가 없었다면 우리 경제는 0.5% 성장에 그치게 됐던 셈이다. 정부 기여도(1.5%포인트)는 10년래 최대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큰 상황 변화가 없다면 올 상반기에도 공공부문 위주의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돈을 쓰는건 불가피하겠지만 효율성을 높이는게 중요하고, 결코 눈 앞에 보이는 단기 성장에 집착해선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작년 2% 성장은 과거 위기 때를 제외하면 새로운 경제위기 수준”이라며 “4분기 건설투자 증가도 대부분 정부 관련 사업일 가능성이 높고, 민간 기여도가 0.5%란 건 사실상 성장을 못했단 얘기”라고 말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도 “그동안 2% 이하 성장한 해가 위기인 해 이외엔 없었기 때문에 2%를 달성했다고 해서 안심할 때는 아니다”며 “정부 주도로 성장하는 것은 지속하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부주도 성장 한계…민간으로 전환돼야”=대체로 올 성장률은 작년보다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지만, 이 마저도 낙관하기 어렵고 민간 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단 지적이 제기된다.
조 연구위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를 이뤘지만 큰 틀에서 변한 건 없고 재발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 부분의 기대감으로 주가상승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역시 명확한 시그널로 나타나지 않고 있어 성장률 전망에 신중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작년에 워낙 낮았기 떄문에 금년엔 더 좋아질 수 있지만 국민 체감상으론 상당히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정부 재정 의존으론 수치 개선이 있더라도 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각각 금년 한국 성장률을 각각 2.3%, 2.2%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각각 2.4%, 2.3%로 전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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