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른바 ‘우한 폐렴’ 환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가운데 21일 베이징 서역 대기실에서 마스크를 쓴 여행객들이 열차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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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중국발 ‘우한(武漢) 폐렴’이 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공포감이 세계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을 벌여온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1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2% 내린 2만9196.04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27%, 0.19% 하락했다. 중국을 다녀온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주민이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우한 폐렴 환자로 진단됐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발표가 영향을 끼쳤다.

특히 주가가 빠르게 올랐다는 미국 증시 과열론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매도세를 한층 더 자극했다. 슈왑센터의 랜디 프레드릭 트레이딩·선물 매니징 디렉터는 “이 폐렴이 미국 국내 이슈가 될 수도 있다는 인식에 시장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직 유럽에서는 우한 폐렴 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관광 위축 등에 따른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가 0.54%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0.26% 내리는 등 일부 시장에서도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실제로 파리 증시에 상장돼 있는 명품 브랜드 기업 크리스티앙 디올과 케링그룹 주가는 각각 2.3%와 2.1%,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도 1.1% 내렸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명품 시장 지출의 33%가 중국 소비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왔다.

전 세계 항공주도 동반 약세를 보였다. 항공주인 IAG는 영국 런던 증시에서 3% 가까이 떨어졌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에어프랑스(-2.6%), 미국 뉴욕 증시의 유나이티드항공(-4.4%)과 아메리칸항공(-4.2%) 등도 일제히 떨어졌다.

카지노 사업을 하는 미국 뉴욕 증시의 윈리조트와 라스베이거스샌즈 주가는 각각 6.1%와 5.4% 급락했고, MGM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6.2% 떨어졌다. 이와 관련, 중국인들의 황금연휴인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에 발생한 우한 폐렴이 세계 관광과 쇼핑 시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면서 명품 브랜드 기업과 항공·카주노 주식 등이 하락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진단했다.

과거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발 때도 세계 관광시장이 크게 위축된 바 있다. 다만 22일(한국시간) 아시아 증시는 전날 하락세에서 대체로 상승 전환했다. 중국 증시는 이날도 약세를 이어가 오전 11시 10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가 전장 대비 1.19% 하락했고 선전종합지수도 1.46% 내렸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0.32%와 0.94% 올랐고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는 0.31% 상승했다. 앞서 아시아 증시는 우한 폐렴 환자가 발생한 나라를 위주로 전날에는 1% 전후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41% 하락 마감했고 선전 종합지수도 1.28% 떨어졌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도 각각 1.01%와 1.02% 내렸으며 일본의 닛케이225 지수는 0.91% 하락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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