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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마사회의 연이은 죽음, 대통령이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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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제8의 문중원 만들지 않기 위해 청와대가 나서야"

종교계, 학계, 법조계, 문화예술인 등 시민사회가 한국마사회의 연이은 죽음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즉각 문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기업인 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에서는 지난 14년 간 문중원 기수 등 7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 시기를 좁히면 2017년 5월 27일 박경근 마필관리사를 시작으로 4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세상을 등졌다.

노동건강연대,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전태일재단 등은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사회에서 벌써 일곱 명째 목숨을 끊었다"며 "한두 명씩 죽어갈 때 실질적인 사용자인 마사회와 감독 책임자인 정부가 나서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했다면, 구조를 제대로 바꾸었다면 또 다른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 정권이 출범한 뒤 사망한 희생자만 네 명인데 마사회장을 임명한 청와대와 관리감독기관 농림축산식품부는 죽음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설 전 해결을 위해, 제8의 문중원을 만들지 않기 위해 지금 당장 청와대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마사회의 교섭 태도와 '개별 접촉을 통한 노조 탄압'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마사회와 고문중원시민대책위원회는 13일부터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 제도 개선 등에 대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별다른 진전은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문 기수가 속해있던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수들이 노동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21일 부산시청에 설립 신고를 냈다. 마사회는 20일문 기수가 유서에서 밝힌 조교사의 부정 경마 지시 자체 조사를 진행한다며 기수와 마필관리사에게 개별 출석통지서를 보내고, 출석하지 않을 시 규정에 의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문중원 기수의 죽음에 사죄하고 책임자 처벌과 제도개선안을 마련해야 할 마사회가 교섭에서 쏟아내는 말들은 고인의 유서를 들먹이며 정당성 운운하고, 통제하고 갑질할 때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다 책임질 일이 생기니 (기수의 고용구조에 대해) 개인사업주 운운하는 것"이라며 "이런 태도의 마사회가 교섭에 성실히 나설리 없고 그저 당장을 모면하기 위해 교섭을 공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마사회는 심지어 교섭 중임에도 동료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든 기수들을 협박했다"며 "인지수사를 하겠다면서 개개인에게 출석통지서를 보내는 등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갑질과 부조리로 죽은 문중원 기수의 죽음마저 갑질을 당할 수는 없다"며 "이 죽음의 주범인 마사회와 공범인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 : 최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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