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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잭팟 쫓아서···너도나도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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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엔지켐생명과학 등

JP모건 컨퍼런스서 기술 소개

다국적 제약사도 줄줄이 쓴맛

성공땐 30조 시장 선점 기회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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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투어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줄줄이 신약 개발에 실패한 미지의 영역으로 분류되는데다가 글로벌 시장 규모가 30조원에 달해 신약 개발에만 성공할 경우 곧바로 잭팟을 터뜨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NASH 치료제를 파이프라인으로 제시하고 있는 제약사와 바이오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NASH란 알코올 섭취와는 상관없이 간세포 사이 중성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 증상과 간세포가 괴사하는 염증성 징후까지 나타나는 병이다. 비만·당뇨 등과 연관 있으며 고열량 식사 및 운동 부족 등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선진국형 질환’이다. 증상이 악화할 경우 간 경화로 진행될 수 있고 심각해지면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지만, 자각증상이 없어 ‘침묵의 질병’으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인들의 식습관이 서구형으로 바뀌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병이 NASH”라며 “웬만한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할 정도로 관심도가 높아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13일(현지시간)부터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컨퍼런스’에 참석해 글로벌 바이오들을 대상으로 N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소개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컨퍼런스 세션을 통해 NASH 치료 후보물질 ‘HM15211’의 임상 1상에서 지방간 감소 효능을 확인했으며, 글로벌 임상 2상에 착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엔지켐생명과학도 지난 컨퍼런스에서 신약후보물질 ‘EC-18’의 기술이전을 위해 여러 업체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수출을 진행하는 동시에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항암제 개발에 집중해오던 업체들이 NASH 치료제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수조원의 자금력을 가진 다국적 제약사들 모두 신약개발에 실패했을 정도로 관련 분야에서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바이오정보업체 바이오메드트렉커에 따르면 현재 55개의 NASH 치료제가 글로벌 임상 중으로 1상 19개, 2상 33개, 3상 4개가 개발 과정에 있다. 이 가운데 상용화에 가까운 임상 3상 단계를 진행하는 업체는 다국적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엘러간, 미국의 인터셉트테라퓨틱스, 프랑스 장피트 등 4곳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길리어드가 지난해 2월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인 ‘셀론서팁’의 임상 3상에 실패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도 다른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2상에 실패한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NASH의 정확한 진단을 내리려면 간 생검을 해야 한다”며 “식습관과 유전인자에 따라 적용해야 하는 기전이 전부 달라서 개발이 어렵지만 시장 규모 자체는 치매치료제 보다 더 커서 진출 업체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기업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NASH 시장은 2016년 6억1,800만달러(6,800억원)에 그쳤지만, 앞으로 10년 간 연평균 45%씩 성장해 2026년 253억달러(2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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