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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베조스 휴대폰, 사우디 왕세자에 해킹 당해" 파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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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빈 살만 보낸 메시지서 해킹 시작"

언론인 카슈끄지 피살 사건과 연관성 주목

이데일리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겸 워싱턴포스트 사주.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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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스마트폰이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해킹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베조스와 빈 살만은 2018년 5월부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왓츠앱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가디언은 빈 살만이 베조스에게 보낸 메시지에 악성파일이 있던 게 디지털 포렌식 조사 결과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사우디 왕세자가 보낸 악성파일에서 해킹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베조스의 스마트폰에 있던 사생활 문자 내역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는 해킹 몇 시간 만에 유출됐다. 어떤 데이터가 유출돼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아직 밝혀진 게 없다.

이번 해킹 사건이 2018년 10월 피살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와 연관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카슈끄지는 베조스가 사주로 있는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칼럼니스트로 사우디에 비판적인 기사를 자주 썼다.

가디언은 “베조스의 스마트폰이 해킹 당한 이후 5개월이 지나 카슈끄지가 피살됐고 사건의 배후에 빈 살만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며 “두 사건의 연관성을 두고 재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동 전문가 앤드루 밀러는 “빈 살만이 해킹에 관여했다면 워싱턴포스트에 사우디를 향한 비판 기사를 싣지 말라는 압박 목적이었을 것”이라며 “빈 살만은 반대파를 제거할 때 어떤 기업이든 나라든 개의치 않는다”고 일갈했다.

가디언은 “사우디는 미국 타블로이드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베조스의 사생활이 담긴 문자를 입수한 경로에 대해서도 의혹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베조스가 미국의 전 앵커 출신 로렌 산체스와 혼외 관계라고 보도하면서 베조스의 문자 내역을 공개했다. 사우디가 해킹을 통해 얻은 베조스의 메시지를 내셔널 인콰이어러에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가디언의 주장인 셈이다.

하지만 사우디와 내셔널 인콰이어러는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번 해킹 정황 자체가 미국 월가와 실리콘밸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빈 살만은 사우디 경제 혁신의 일환으로 서구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는 탓이다. 가디언은 “왕세자의 투자 유치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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