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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 발목잡던 엘리엇, 모든 지분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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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보통주 사들이며 경영참여 선언…작년 주총 완패 후 연말 매각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지분을 사들였던 미국계 행동주의펀드 엘리엇이 최근 관련 주식을 모두 판 것으로 알려졌다. 걸림돌로 작용한 엘리엇이 나갔다면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하는 현대차그룹의 당초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커졌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해 말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엘리엇 측이 근래 밝힌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지분은 각각 3.0%, 2.6%, 2.1%다. 엘리엇은 2018년 4월 이들 기업의 보통주 10억달러어치(약 1조500억원)를 사들였다고 공개했다. 이번 매매로 엘리엇은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차 주가가 2018년 초 15만∼16만원대에서 최근 12만원 전후로 떨어졌다.

엘리엇은 그해 5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해 임시주주총회 취소를 끌어냈다. 그러나 작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정기주총 표대결에서는 패했다. 8조3000억원의 고배당과 사외이사 선임 등 요구 안건도 모두 부결됐다.

엘리엇이 떠났다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현대모비스를 나눠서 모듈·애프터서비스(AS) 사업부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 존속법인은 그룹 지배회사로 두는 개편안을 마련했다. ‘총수 일가→현대모비스 존속법인→현대차→기아차’ 등을 기본 뼈대로 하는 구조다. 당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도 긍정 평가했으나, 엘리엇이 찬물을 끼얹어 중단됐다.

최근 수소전기차와 모빌리티 관련 중장기 투자 방침을 정하고 실적까지 개선한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에게 밀린 숙제인 지배구조 개편에 불확실성이 줄어든 모습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엘리엇이 지분을 정리했는지 우리로선 아직 확인이 안된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등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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