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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5 (수)

​[은행권 젠더이슈 점검] 은행 여직원 늘었지만 뚜렷한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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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여성 은행원 1.8% 증가했지만… 급여·근속연수·임원·부서장 비중 모두 저조

남녀평등 바람이 불면서 은행권에서 여성 직원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남녀 간 연봉 격차가 현저하고 여성의 임원 및 부서장급 비중이 10%대 수준에 그치는 등 한계가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여성 직원 수는 3만95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3만408명 대비 1.8%(548명) 늘어난 규모다.

단순히 수만 늘어난 것이 아니라 전체 직원 가운데 비중도 늘었다. 지난해 3분기 4대 은행의 여성 직원 비중은 전체 직원 5만9611명 가운데 51.9%를 차지했다. 2018년 3분기의 50.8%보다 1.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은행별로도 국민은행에서만 남성 직원(8776명)이 여성직원(8745명)보다 조금 더 많았고 나머지 3개 은행은 여성이 더 많았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에는 여성 직원이 7675명으로 5045명인 남성 직원보다 2630명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남녀 은행직원 간 임금격차는 현저했다. 지난해 9월 말 4대 은행의 여성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는 5850만원으로 남성 직원(8725만원)의 67%에 불과했다. 근속연수에서도 큰 차이가 있었다. 여성 직원의 근속연수는 평균 13년5개월인데 반해 남성 직원은 4년4개월 많은 평균 17년9개월인 것으로 집계됐다.

유리천장도 여전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4대 은행의 전체 임원 121명 가운데 여성임원은 7.4%인 9명이었다. 전년 동기 전체 여성 임원이 12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3명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말 인사에서도 여성 임원의 승진이나 신규선임은 없었다.

직급을 조금 더 낮춰도 여성 직원의 비중은 적은 편이었다. 4대 은행의 전체 부서장급 직원 가운데 여성 직원의 비율은 10.9%에 그쳤다. 일부 은행에서는 여성 부서장 비중이 7.2%에 그치는 등 인사적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은행의 유리천장은 더욱 두터운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남·대구·전북·광주·제주은행 등 6곳의 지방은행 가운데 절반인 3곳(전북·광주·제주)에는 여성 임원이 아예 없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박경희 동부영업본부 상무와 이정원 WM고객본부 상무를 유일한 여성임원으로 두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해 말 실시한 2020년 임원인사에서 처음으로 여성 임원인 구은미 상무를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했다.

현은주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고위직 여성 비율이 높아질수록 부하직원의 여성 관리직의 승진과 임금에 플러스 효과가 난다는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에서는 여전히 이중 유리천장이 존재하고 있다"며 "충분한 성과와 자질이 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능력이 저평가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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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 kms101@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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