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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인간의 보행 속도 조절하는 '3단 기어' 신경회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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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진, 저널 '뉴런'에 논문

연합뉴스

열에 활성화된 뇌간의 뉴런
[미 록펠러대 분자유전학 랩 제공]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인간을 포함한 척추동물이 자동차의 '3단 기어'와 비슷한 신경회로 모듈(module)로 보행 속도를 조절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의대 연구진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뉴런(Neuron)'에 발표했다.

22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척추동물의 보행 운동은 신속하게 개시하고, 의도한 대로 속도를 바꾼다는 걸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운동 리듬을 생성하는 척수의 신경회로가 어떻게 뇌의 명령을 적절한 속도의 운동으로 바꾸는지는 지금까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 연구를 주도한 아브델 엘 마니라 신경학과 교수는 "직관적으론 단순하지만, 여태껏 잘 이해하지 못했던 기능, 다시 말해 이동을 시작하고 속도를 바꾸는 데 핵심적인 새로운 구성 원리(principle of organization)를 발견했다"로 말했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시를 모델로, 행동 분석과의 연관성을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시냅스(신경세포 연접부) 지도'를 만들어 보행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보행 동작을 일으키는 척수의 흥분 뉴런이, 반복적으로 리듬을 생성하는 3개의 신경회로 모듈(module)을 구성한다는 게 밝혀졌다.

이들 모듈은 저·중·고(低中高) 3단계로 속도를 조절하는 자동차 기어처럼 작용했고, 신경회로는 의도한 속도에 맞춰 뇌의 신호를 협응하는 보행 동작으로 전환했다.

마니라 교수는 "척추동물이, 뇌간과 척추 신경회로의 구성 원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연구의 통찰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라면서 "뇌간과 척수 신경회로의 작동 원리를 더 잘 이해하면, 외상 척수 손상이나 루게릭병과 같은 운동 뉴런 퇴행 질환의 치료법을 연구하는 데 새로운 접근로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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