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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송도 쓰레기시설 운영비 누가 내나…인천경제청-연수구 떠넘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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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동집하시설의 생활폐기물 투입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연합뉴스]



(인천=연합뉴스) 김상연 기자 =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운영비 부담 문제를 놓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수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수구는 24일 '자동집하시설 운영관리 협약'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쓰레기 집하시설 운영비를 부담하지 못하겠다며 서로 맞서고 있다.

두 기관의 갈등이 커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자동집하시설 관로 곳곳에선 노후화가 심각해지고 있고, 폐기물 적체 현상이 나타나며 고장도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연수구는 향후 시설 교체 비용이 막대하다며 자체적으로 운영비를 부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시설 노후화에 따라 순차적으로 관로 교체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인데 교체 비용이 집하장 1곳당 200억원에 달하는 것도 부담이다.

연수구는 앞으로 송도 쓰레기 집하장이 11개까지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관로 교체 비용이 장기적으로 2천2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기존 협약 재협의를 촉구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인천경제청은 기존 협약 때 향후 대규모 시설 교체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누락시켰다"며 "막대한 재정을 연수구와 구민에게 전가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동집하시설은 폐기물 처리시설이 아닌 주민 편의시설로 봐야 한다"며 "생활폐기물 업무를 지자체가 담당한다는 이유로 연수구에 이관해야 한다는 인천경제청의 해석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수구는 이달 안으로 자동집하시설 운영관리 협약에 관한 재협의를 요청하는 공문을 인천경제청에 보낼 예정이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기존 협약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재협의에 응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5년간 일종의 유예기간을 두고 자동집하시설 운영 비용 20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며 "기존 협약에 따라 변동 없이 자동집하시설 이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송도에는 현재 쓰레기 지하수송관로가 53.6km에 걸쳐 조성돼 있고, 7개 쓰레기 집하장이 운영되고 있다.

쓰레기 집하장과 관로의 소유기관은 인천경제청이지만 운영과 관리는 연수구가 하고 있다.

소유와 운영이 이원화된 것은 2015년 12월 두 기관이 체결한 '자동집하시설 운영관리 협약' 이후부터다.

송도 쓰레기 처리 업무는 원래 인천경제청이 담당했지만 2015년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에 따라 폐기물·하수도·공원녹지·옥외광고 등 일상적인 도시관리업무는 자치구가 담당하게 됐다.

인천경제청과 연수구는 협약 체결 당시 업무 이관에 따른 재정 부담을 고려, 자동집하시설 운영비를 서로 나눠 내기로 하고 협약이 종료되면 시설 소유권과 운영 관리권 일체를 연수구로 넘기는 데 합의했다.

이를 근거로 인천경제청은 2016년부터 매년 집하장 운영과 관련해 30억∼42억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올해는 시설 보수 비용을 고려해 62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연수구도 매년 15억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집하장 운영비용을 분담했다.

good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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