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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고향의 맛] 입안 가득 담백하고 고소한 겨울 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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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외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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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외포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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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대구를 제대로 맛보려면 경남 거제 외포항으로 향한다. 대구잡이 철이 되면 외딴 포구가 온종일 외지인으로 들썩거린다. 대구는 산란을 위해 겨울철 냉수 층을 따라 거제 북쪽 진해만까지 찾아든다. 외포항은 한때 전국 대구 출하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대구의 아지트’였다. 포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포구의 세월과 위용을 자랑한다.

주말이면 외포항을 찾는 차량으로 진입로가 막힐 정도로 겨울 대구는 인기 높다. 포구 곳곳에 생선을 판매하는 좌판이 늘어섰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이른 오전이면 포구에서 대구 경매가 열리기도 한다. 긴 아래턱, 부리부리한 눈에 70cm를 넘나드는 대구는 3만~4만원 선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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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항 대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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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구 한쪽에 대구로 만든 음식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튀김, 대구찜, 대구탕이 2만5000원에 코스로 나오며, 대구회와 대구전, 대구초밥을 내는 곳도 있다. 통통하고 부드러운 살이 사르르 녹는 대구탕(1만5000원) 맛만 봐도 겨울 향미가 입안 가득 전해진다. 생대구와 곤이가 담뿍 들어간 대구탕은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하며 고소하다.

다양한 대구 요리로 배를 채운 뒤 포구를 거닐어보자. 고깃배 너머 대구를 손질하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고, 말린 대구와 대구 알젓, 대구 아가미젓 등을 파는 진열대가 보인다. 포구 옆 외포초등학교를 지나 외포리 골목 산책에 나서면 마당 가득 대구를 말리는 어촌 풍경이 운치 있다. 외포항에서는 매년 12월 말 거제대구수산물축제도 열린다. 대구 요리는 2월 중순까지 제철이다. 생대구로 만든 음식은 말린 대구로 끓인 탕이나 찜과는 또 다른 품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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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항 대구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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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외포항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푸른 해변 따라 포구 마을이 이어진다. 거가대교 가는 길에 만나는 두모몽돌해변은 호젓한 어촌과 자그마한 몽돌 해변을 간직한 곳이다. 거제 남쪽에 여차몽돌해변, 학동흑진주몽돌해변 등 유명한 몽돌 해변이 있지만, 두모몽돌해변은 겨울 바다의 고요한 휴식을 음미하기 좋다. 번잡한 상가 대신 바람과 몽돌 소리가 함께 한다. 포구 방파제 너머로 거가대교를 감상할 수 있다.

거제 서북쪽 가조도는 노을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가조연륙교 너머 수협효시공원이 2018년 말 문을 열고, 공원 전망대와 카페가 섬 조망과 노을 감상 포인트로 입소문이 났다. 수협효시공원은 가조도에서 수산업협동조합의 모태가 출발한 것을 기념해 설립됐다. 가조도 창호리의 ‘노을이물드는언덕’ 또한 바다와 인근 섬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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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항 좌판대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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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메모

△여행코스= 외포항→두모몽돌해변→가조도→바람의언덕

△가는길=통영대전고속도로→통영 IC→남해안대로 거제 방향→신거제대교→거제대로→외포교차로→외포항

△잠잘곳=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로는 일운면의 소낭구 펜션과 옛마실 펜션이 있다. 이외에도 장승포로의 라이트하우스호텔과 일운면의 도야가족호텔도 있다.

△먹을곳=장목면의 효진수산횟집은 대구탕이, 국자횟집은 대구찜이 맛있다.

△주변 볼거리=내도, 공곶이, 지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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