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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소심人’ 모여라… 레진코믹스 ‘수줍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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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한 사람들을 위한 공감의 현실툰

심모람 작가, 동명 캐릭터 주인공 삼아

다양한 에피소드, 순하고 착한 웹툰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그림=레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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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 ‘수줍어서 그래’

기자 초년병 시절때 가장 난감했던 건 타인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수화기 넘어 목소리가 들릴 때마다 가슴이 뛰거나 울렁거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10년 이상 이 일을 하면서 이제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까지도 타인에게 전화를 할 때면 긴장하는 건 여전하다. ‘소심’한 성격 탓이다. 지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 믿지 않는다. 이런 고민은 소심한 사람들만 안다. 얼마나 힘들고 극복하기 어려운 일인지.

레진코믹스 ‘수줍어서 그래’는 기자 같은 소심한 사람들을 위한 웹툰이다. 심모람 작가가 동명의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심모람은 중국집 주문을 할때도 예상치 못한 반응을 접하면 말이 꼬이고, 상점에 들렀을 때 점원의 이야기에 휘둘려 생각치 않게 많은 것들을 사게 되는 소심한 인물이다. 이 웹툰은 소심하고 수줍음이 많은 일부 사람들이 대상이다. 이 같은 소심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웹툰에는 일상 속 스펙터클하게 펼쳐지는 잔재미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수줍은 성격’ 때문에 친해지고 싶다고 말하지 못했던 동료작가와의 극적 상봉기부터 미용실 언니(?)가 시전한 빗자루 드립과 영양 강매에 상처받은 이야기 등 ‘웃픈’ 이불 밖 생활기가 그려진다.

‘수줍어서 그래’는 철저히 소심한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작품이다. 때문에 모든 독자들에게 어울리는 웹툰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소심한 사람들이 일상 생황에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터라 상대를 이해할 수 있는 ‘도구’의 역할을 해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소심한 사람이 보기에도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모든 에피소드들이 다 공감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웹툰은 디테일을 살려 모든 상황을 그려내고 여기서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들을 부각시킨다. 또한 한 회차가 짧은 편이어서 독자들 입장에서 피로도도 없는 편이다.

작화는 생활툰답게 간결하면서도 특징을 살렸다. 성격이 버터같다고 해 실제 캐릭터를 버터로 그려낼 정도로 간결하다. 무엇보다 작화 속 색감이 상당히 부드러워 눈길이 간다. 일반 웹툰 속 색감과는 많이 달라 독자 입장에서 눈이 편하다. ‘수줍어서 그래’는 순하고 착한 웹툰이다. 수줍은 어른이들의 오늘을 응원하는 웹툰이어서 보고 나면 마음이 훈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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