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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여성건강 백과]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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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정민형 교수

[정민형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20대 젊은 여성이 외래 진료 중에 느닷없이 울음을 터뜨리며 남자 친구와 다툰 이야기를 꺼냈다. 다툼의 시작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에서 양성 결과가 나온 여자 친구에 대한 남자 친구의 오해에서 비롯됐다.

이데일리

정민형 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는 200여종이 있다. 이중 약 40여종이 생식기에 감염되나 대부분의 경우 12개월 내에 특정한 치료없이 자연적으로 없어지게 된다. 자궁경부에 감염돼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HPV 감염의 경우에는 간혹 전암(pre-cancer)으로 진행될 수도 있으나 매우 일부 여성에서 특히 10년 정도의 기간이 지난 후에 가능하다.

HPV는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감염되며 첫 성관계 시작 후 10년 사이에 가장 높은 감염률(80%)을 보이며 서구권 국가에서는 15-25세 사이에 가장 빈번하게 감염된다. 즉 앞서 언급한 HPV에 감염된 20대 커플의 경우는 매우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고 대부분의 경우 자연 소멸하게 된다.

최근 일부에서 HPV 백신을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잘못 호칭해 여성들만 접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HPV는 자궁경부암 이외에도 콘딜로마, 항문암, 음경암, 입인두암 등과도 연관되기에 남녀 모두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HPV 백신의 접종 권장 연령은 만 11세?12세이며 9세부터 접종이 가능하다. 만 13세 ?26세까지는 따라잡기(catch-up) 접종이 권장되며, 27세-45세까지는 반드시 접종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접종이 가능하다.

가장 이상적인 접종 시기는 첫 성관계 시작 전으로 알려져 있다. 접종 횟수도 연령(만 15세)에 따라 달라지며, 14세까지는 2회(0, 6개월) 접종을 권장하고, 만 15세부터는 3회 (0, 2, 6개월) 접종을 권장한다. 백신 접종 중 스케줄을 놓쳤을 경우에는 처음부터 다시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놓친 접종 스케줄만 완료하면 된다. 또한 백신 접종 전에 HPV 감염 여부를 확인하거나 임신 여부를 검사할 필요는 없다.

정리를 하면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은 남녀 모두에게 발생 가능하고 장기간 감염 상태가 지속될 경우 남녀 모두에게 관련 질병을 유발한다. 따라서 만 9세-26세까지는 반드시 HPV 백신 접종이 필요하며 그 이상의 연령, 45세까지도 접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여성이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를 받거나 감염된 상태라고 해서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상황이 아니며 의학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필수 검사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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