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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아우슈비츠 해방 75주년…다시 부는 반유대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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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슈비츠 수용소 해방 75주년 기념식

생존자 200명 참석…인종주의와의 싸움이 우리 의무

서방에서는 반유대주의 사건이 다시 증가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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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독일이 유대인 등 소수민족을 조직적으로 집단학살하던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소련군에 의해 해방된 ‘홀로코스트의 날’이 27일로 75주년을 맞았다.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날 아우슈비츠 수용소 현지에서 기념식을 열어 최근 유럽 등 서방에서 다시 떠오르는 반유대주의 등 인종주의에 맞서 싸울 것을 촉구했다. 나치 독일은 폴란드 남부에 있는 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대인, 소련군 포로, 집시, 폴란드인 등 110만명을 학살했다. 독일 쪽으로 진군하던 소련군은 1945년 1월27일 이 수용소를 점령해 해방시켰다.

리블린 대통령은 당시 학살을 상기시키며 “우리 의무는 반유대주의, 인종주의, 파시즘에 대한 향수와 싸우는 것”이라며 최근 들어 커지는 “증오를 전파하는 목소리”를 경고했다. 그와 두다 대통령은 이날 나치가 수천명의 수용자들을 줄 세워 놓고 총살한 수용소 내의 ‘죽음의 벽’ 앞에 헌화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이날 행사에는 특히 이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약 200명의 생존자가 전세계에서 참석했다.

프랑스 파리에서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홀로코스트 해방 75주년 기념식을 하고 나치 치하 프랑스에서 강제수용소로 끌려간 7만7천명의 유대인을 추모했다. 프랑스 정부는 이 유대인들을 기리는 추모의 벽인 ‘쇼아 기념비’에 추가 희생자 175명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반유대주의의 귀환은 유대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 우리 공화국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영국에서는 2019년 상반기 6개월 동안 반유대주의 사건 892건이 보고됐다고 <비비시>(BBC)가 전했다. 이는 온라인상의 사건이 늘어난 영향이 작용했지만, 전후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발생 건수다. 영국에서 유대인은 2018~19년 동안 1326건의 종교적 증오범죄 대상이 됐는데, 이는 전년도의 672건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라고 방송은 전했다. 프랑스에서도 반유대주의 사건은 2017년 311건에서 2018년 541건으로 늘었다. 독일에서도 2017년 233건에서 2018년 307건으로 증가했다. 전후 서방에서 반유대주의 사건은 팔레스타인 분쟁이 극심하던 2009년 전후에 높은 발생 건수를 보인 뒤 감소하다가 최근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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