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전 의원은 29일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어제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 발언을 보면서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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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 대표가 이를 거절했고, 안 전 의원은 하루만에 탈당을 결정했다.
안철수계의 한 의원은 "손 대표가 안 전 의원 오기 전부터 '오면 원하는대로 해 주겠다'고 했는데 말을 바꾸지 않냐"며 "이렇게 되면 안 전 의원과 손 대표가 당권을 놓고 진흙탕 싸움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니 빠르게 탈당을 결정한 것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또 다른 안철수계 의원 역시 "안 전 의원은 당신이 하고자 하는 정치를 하려고 국내에 들어왔다"며 "바른미래당 재건을 1순위로 둔 것은 사실이지만 손 대표를 만나고 다른 분들을 만나도 설득이 잘 안되니 빠르게 정리하고 갈 길을 가는 것이 낫겠다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의 탈당은 귀국 후 열흘만이자 손 대표와 만난 후 이틀만에 내려진 속전속결의 결정이다. 이미 예전부터 바른미래당 재건이 안 될 경우 '플랜 B'를 꼼꼼히 계획해뒀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수 통합에는 '관심 없다'고 선을 그은 안 전 의원에게 '플랜 B'는 신당 창당이다. 귀국 후부터 강조해온 '실용적인 중도 정당'을 창당하는 것.
안 전 의원의 신당 창당은 벌써 네 번째다. 지난 2014년 새정치연합을 창당하려던 안 전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을 만든 바 있다. 이후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계와 극심한 계파갈등을 겪다 2015년 12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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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총선을 두달여 남긴 안 전 의원은 또 다시 신당 창당에 나설 모양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더 힘들고 외로운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은 오는 31일 자신의 옛 싱크탱크 '미래' 출신 인사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정치권에서는 안 전 의원이 신당 창당을 앞두고 세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그의 신당 창당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이 과거 총선 2개월 전 창당을 한 뒤 대권에 도전하지 않았느냐"며 "그 때의 자신감을 기억하고 있으니 이번에도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창당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그 때의 상황과 지금의 상황은 완전히 다르지 않느냐"며 "지금은 창당을 해도 그 때처럼 돌풍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오히려 대권주자 자리를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 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때 안철수 전 의원과 국민의당을 창당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당시보다 열악한 정치환경에서 독자적인 중도신당 창당으로는 수도권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야권 분열로 민주당 승리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도신당 창당은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맞다"고 꼬집었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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