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을 송전할 때 발생하는 전력손실을 제로(0)로 만드는 기술은 아직 상용화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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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인류가 화성을 탐사할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달했지만 풀지 못한 숙제들은 쌓여 있습니다. 특히 실생활에서 큰 불편함 없이 풍족하게 사용하는 전기 분야에도 미해결 문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송할 때 손실되는 전력'을 들 수 있습니다. 전력을 발전소에서 공장이나 가정까지 전송하기 위해 전선을 사용합니다. 전력은 전선을 타고 사용할 장소까지 이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전력이 손실되는데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직까지 전력 손실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금속에 전기가 흐르면 금속의 온도가 올라갑니다. 1827년 독일의 물리학자 옴은 "전압(V)과 전류(I)는 비례하는데 비례 상수는 전압과 전류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전선의 굵기와 길이에 따라 정해진다(V=IR)."는 가설을 발표합니다. 다시 설명하면, 같은 전압일 때 온도가 높아질수록 전류가 적게 흐른다는 말입니다.
이 가설에서 R은 저항입니다. 전기가 흐르는 금속의 온도가 높아지는 이유가 저항(R)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전선의 굵기와 길이에 따라 저항이 높아지면 더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이 때 전기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바뀌면서 손실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발전소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합니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공장이나 가정까지 전선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저항으로 인해 약 7%의 전력 손실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이 7%의 아까운 전력 손실을 막을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위해 과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손실 전력을 막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 '초전도 케이블'입니다. 초전도 케이블은 일정 온도에서 물질의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전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초전도 케이블은 액체질소를 이용해 온도를 영하 196℃까지 낮춰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력 송신에 사용하고 있는 구리선의 전력 손실이 7% 정도라면, 전기 저항이 0인 이 케이블은 발전소에서 가정까지 전혀 손실 없이 전력을 보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액체질소를 이용해 온도를 항상 영하 196℃로 유지해야만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는데 있습니다.
액체질소로 영하 196℃ 상태를 항상 유지하기 어렵고 소요되는 비용이 적지 않아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입니다. 현재 개발된 초전도 케이블은 전력 손실을 기존 구리선에 비해 줄여주지만, 완전히 손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일부 구간에서 이를 적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력 손실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온도라 할 수 있는 상온(약 20℃)에서 초전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도록 하는 '상온초전도체'를 개발해야 합니다. 현재의 과학기술로 개발된 초전도 케이블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는 손실 없이 전송하기가 쉽지 않지만, 저장도 할 수 없습니다. 현대 과학으로 전기를 저장하는 기술은 전기에너지를 그대로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바꿔 저장하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배터리처럼 전선없이 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것도 배터리가 개발됐기 때문입니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빼 쓸 때도 역시 손실이 발생합니다.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바꾸고, 화학에너지를 다시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전지의 종류 등에 따라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까지 손실된다고 합니다. 전력의 손실 없이 배터리에서 전기를 빼 쓰는 방법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자연 현상으로 발생하는 전기인 번개를 저장하는 방법도 개발되지 못했습니다. 낙뢰의 전압은 수십억볼트라고 하는데 가정에서 사용하는 220V와 비교하면 50만 배 이상 큽니다. 갑자기 내려치는 낙뢰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고, 낙뢰가 떨어지는 장소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기술도 함께 개발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기술입니다.
이 방대한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과학의 발달로 인류의 삶이 편리해졌지만, 아직도 나아가야 할 길은 멀게 느껴집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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