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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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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이 조선 고종에게 준 꽃병은 어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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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근대 서양서 들여온 생활유물·왕실 회화유물 도록 발간

뉴스1

프랑스 사디 카르노 대통령이 조선 고종에게 준 대형 꽃무늬 화병.(문화재청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조선의 26대 왕이자 대한제국의 제1대 황제(재위 1863~1907)인 고종은 지난 1888년 프랑스 사디 카르노(Sadi Carnot) 대통령에게 선물을 하나 받았다. 대형 꽃무늬 화병이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지병목)은 이 화병에 대한 정보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이는 프랑스 국립세브르도자제작소에서 만들어진 것이 밝혀졌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같이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근대기 서양에서 들어온 생활 유물들과 왕이나 관리의 얼굴을 그린 왕실 회화 유물들을 정리해 '서양식 생활유물'과 '궁중서화Ⅱ' 등 2종의 도록으로 발간했다고 7일 밝혔다.

'서양식 생활유물' 도록에는 근대기 조선 왕실과 대한제국 황실에서 썼던 서양식 식기와 장식용품, 욕실용품, 주방도구 등이 주로 소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도록 발간을 위해 2016년부터 이들 유물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제작국가나 회사 등의 정보를 상당수 확인했다. 고종이 프랑스 대통령에게 받은 화병도 이때 새롭게 밝혀졌다.

도록에 수록된 서양식 생활유물 중에는 식기류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당시에 유입됐던 서양식 식문화의 면모를 짐작하게 한다.

식기류 유물은 프랑스의 필리뷔(Pillivuyt)나 일본의 노리다케(Noritake)와 같은 유명 도자기 회사에서 주로 제작됐다. 욕실용품이나 주방도구들은 영국, 독일, 스웨덴, 미국 제품 등이 다양하게 확인되고 있어 근대기의 국제 교류 양상을 생생하게 확인해 볼 수 있다.

'궁중서화Ⅱ' 도록에는 '태조어진' 같은 왕의 초상화(어진)나 관리를 그린 초상화 등 인물화를 비롯한 왕실 회화가 정리돼있다. 이들 그림 중 상당수는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옮겨졌다가 화재 피해를 입은 것들이다.

특히 도록에는 크고 작은 화재 피해를 입은 어진 18점이 수록됐는데, 이중 11점은 국립고궁박물관이 보존처리 과정을 마치고 나서 이번 도록을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하는 것들이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도록에 실린 서양식 식기와 욕실용품, 주방도구 일부를 현재 '대한제국실'에서 상설전시하고 있으며, 어진 모사본과 '고종의 친형 이재면'의 초상화 등은 '조선의 국왕 전시실'에서 공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조선왕실의 도자기와 서양식 유물(가제)'을 주제로 특별전을 개최해 소장 유물을 더 폭넓게 국민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에 발간된 소장품 도록은 국공립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 배포될 예정이며, 더 많은 국민이 쉽게 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에도 제공된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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