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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동남아시아 승차공유업체 '그랩(Grab)'이 인터넷은행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 출범한지 2년을 훌쩍 넘었지만 시장에 이렇다 할 변화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랩은 최근 싱가포르 로보어드바이저 스타트업 벤토 인베스트(Bento Invest)를 인수했다.
이어 그랩은 인수한 벤토 인베스트를 그랩인베스트로 브랜드명을 바꿀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랩파이낸셜그룹의 새로운 핵심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랩 인베스트는 싱가포르에서 상반기 내 자산관리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이는 싱가포르 금융통화청(MAS) 리테일 자산운용업 라이선스로 운영될 예정이다.
동남아 은퇴 설계솔루션 등 자산관리 시장이 대부분 부유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랩인베스트먼트는 그랩의 운전자 파트너와 소상공인 생태계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 상품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그랩은 인터넷은행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과 60%, 40% 지분으로 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그랩은 대출과 보험, 결제에 자산관리까지 거의 모든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갖게 돼 그랩파이낸셜그룹을 통해 인터넷 은행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승민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랩 파이낸셜은 초기에 승차공유서비스 운임 지불 용도로 만들어진 그랩페이(pay)뿐이었으나 현재는 리워드(그랩리워드)와 대출(그랩파이낸스), 보험(그랩인슈어)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페이의 경우 거래의 절반이 승차공유가 아닌 외부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지난해 말 하반기 기준 거래액 40%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랩은 그랩페이의 다음 단계로 그랩 자체 생태계에서 개방형 생태계 전략을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연구원은 "그랩은 그 일환으로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위한 API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현재 그랩 라이드(Ride), 그랩푸드 올더스(Orders), 그랩익스프레스(Express) 배송에만 사용할 수 있는 후불 결제 서비스 페이레이터(PayLater) 역시 제공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지난해 말 '제3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로 한국토스은행(토스뱅크)가 선정됐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 거는 기대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
먼저 출발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1, 2 인터넷전문은행이 본격 출범한지 2년을 훌쩍 넘었음에도, 반짝 효과 이외에는 그다지 큰 변화를 이끌진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지난 2017년 4월과 7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이후 지난해 9월 말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자산규모는 12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4배 늘어나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출범 초기 20%를 웃돌았던 카카오뱅크의 고객 수 증가율은 1년 여만에 2%대로 떨어졌고, 34%를 넘던 케이뱅크의 전 분기 대비 고객 수 증가율은 7%로 추락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금리도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어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을 도입한 취지에 맞지 않는 규제환경을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격한 대주주 자격요건과 개인정보보호 법이 혁신 서비스 개발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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